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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질병만 조심하면 돼요" 최고령 홀드왕은 순항 중, 급작스런 에이징 커브는 없다

"부상? 질병만 조심하면 돼요" 최고령 홀드왕은 순항 중, 급작스런 에이징 커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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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기자
SSG 노경은이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SSG 노경은이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22년 전 커다란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발을 들인 유망주 투수. 어느덧 20년이 훌쩍 지나 KBO리그 전체로 따져도 손꼽힐 만한 노장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노경은(41)은 나이를 무색케하는 체력과 빼어난 투구로 SSG 랜더스의 불펜을 든든히 이끌어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방출의 아픔까지 겪었으나 SSG에서 커리어의 새로운 전환점을 열어가고 있다.


2022년 SSG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승을 챙긴 노경은은 이듬해부터 셋업맨으로 변신해 30홀드, 지난해엔 38홀드로 최고령 홀드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48경기 48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4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ERA) 2.23으로 3년 연속 30홀드라는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노경은을 필두로 한 SSG 불펜은 철벽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마무리 조병현의 앞에서, 김민, 이로운과 함께 탄탄한 SSG의 불펜진을 꾸려가고 있다. SSG는 팀 ERA 3.49로 전체 2위에 올라 있는데 불펜으로 국한하면 3.35로 당당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26일엔 KBO리그 역대 18번째로 100홀드를 채웠다. 41세 3개월 15일로 최고령 100홀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장 놀라운 건 체력이다. 노경은은 전구단을 통틀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적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


잘 알려진 것처럼 노경은은 철저한 자기 관리가 강점인 선수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노경은은 롱런의 비결로 "무리하지 않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있다. 오버 트레이닝 말고 꾸준히 해야 하고 빼먹지 않고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첫 번째인 것 같다. 그게 가장 편차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SSG 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제공

20년 이상을 KBO리그에 버티면서 선발도 경험했고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데뷔 후 근 10년 동안은 기대이하의 활약으로 잊혀져가는 선수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노경은은 꾸준히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한순간도 몸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SSG에서 확실한 보직을 부여받으며 지금의 루틴이 형성됐다. "심적으로 불안정할 때 그런 걸 없애기 위해 자기만의 미신 같은 것처럼 루틴을 한다"며 "그러다보니 그 다음부터는 포수가 내는 사인을 보고 공만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지금의 루틴이 완성됐다. 등판 전엔 불펜에서 허벅지 안쪽 근육을 늘려주고 등과 어깨 스트레칭을 하고 무게감이 있는 공으로 투구(드라이브 라인)를 하며 전력투구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든다. 평소엔 누구보다 철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노경은이지만 경기 전엔 절대하지 않는 것도 루틴 중 하나다. 등판 이후엔 유산소 훈련을 하는 것과 경기 전 웬만하면 고기를 먹지 않으려는 것도 노경은에게 이젠 일상이 된 루틴이다. 투구를 하는 데 있어 팔은 물론이고 몸이 무거운 느낌이 없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금의 루틴을 찾기까지 갖가지의 실험을 다해봤다. "내가 앞으로 향후 몇 년 동안 야구를 더 하려면은 뭘 바꿔야 되지라고 생각했다. '취침하는 안방을 산소방을 꾸며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칼슘제나 비타민도 항상 챙겨먹는다"며 "예전 선발로 던질 때는 열량이 높아 에너지를 잘 쓸수 있다고 해서 출근 전에 꼭 스파게티와 피자를 챙겨먹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의미 없는 실패는 없다. 결과적으로 자신과 맞지 않았던 시도들도 지금의 노경은을 있게 한 원천이 됐다. 성공의 원동력엔 실패의 경험이 있었다는 마이클 조던의 발언까지 꺼내들었다. "조던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도 예전엔 야구를 엄청 못했고 몸 관리를 못 했다. '그땐 왜 그랬지,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라고 회상하면서 1년, 1년이 지날수록 점점 살이 붙어서 좋은 운동 습관과 프로그램이 생기고 지금의 루틴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제공
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제공

가장 루틴이 빛을 발하는 건 비시즌 기간이다. "야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비시즌이이다. 한 해 엄청 많이, 잘 던지고 그 다음에 안 보이는 투수들이 많다"며 "그런 걸 많이 지켜봐 왔고 왜 저렇게 되는 걸까 찾아보고 싶었다. 누구를 통해 실험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경험을 해봤는데 생각했던 것들이 맞아떨어졌다. 그렇게 루틴을 정리해나가면서 비시즌 2,3개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시즌에도 그 구위가 계속 유지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새로운 루틴을 정립해야 하는 선수들, 특정 부위가 약한 선수들 등 이젠 타 팀 선수들에게도 운동법과 자기 관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노경은은 고교 시절 때와 지금의 몸에 차이가 없다며 "고 3때 몸이랑 차이가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장 어려운 게 그 꾸준함이고 여기서 노경은이 왜 롱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부상과 부침이 겹치며 "팀 타선이 저조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노경은은 목표를 향해 잘 달려가고 있다. 그 또한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잘 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세 손가락 안에만 드는 시즌을 치러보자고 했는데 아직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내일 에이징 커브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노경은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나이 많은 선수들끼리 만나면 농담 삼아 얘기하는 게 우리는 부상보다도 질병을 조심해야 할 나이다. 질병만 조심하자고 한다"며 "하락세를 타더라도 한번에 고꾸라지는 건 아니고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팬들에게도 자신 있게 외쳤다. "가을야구로 가는 게 첫 번째다. 4위가 됐든 5위가 됐든 상관없이 가을야구만 가면 무조건 치고 올라가서 정상으로 가는 게 모든 선수들의 똑같은 마음"이라며 "가을야구에 가서 팬들을 야구장으로 초대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열심히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일 최고령 100홀드 기념 행사에 노경은(오른쪽)이 이로운의 격한 포옹을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지난 20일 최고령 100홀드 기념 행사에 노경은(오른쪽)이 이로운의 격한 포옹을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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