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내야수 심우준(30)은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직접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에게 더 인정을 받은 편에 속하는 선수다. 때문에 한화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50억이라는 큰 투자를 한 선수다. 그만큼 팀의 약점인 센터라인에 보강을 줄 수 있는 선수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첫해부터 만만치 않았다. 지난 7월 6일 고척 키움전을 마칠 때까지 시즌 타율이 1할대에 전전했다. 하지만 시즌이 치를수록 점점 타격감은 올라오기 시작했다.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1-0으로 앞선 9회초 두산 최원준을 상대로 2-0으로 달아나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심우준의 시즌 2번째 홈런이었다. 9회말 두산이 1점을 만회하며 끈질긴 추격을 펼쳐 심우준의 홈런이 없었다면 한화의 10연승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6월까지만 해도 심우준의 타율은 0.160에서 0.170 사이에 머물렀지만 22일 경기를 끝난 시점에선 어느새 0.211로 올라왔다. 몸값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한 성적이긴 하지만 심우준이 잘할 수 있는 것에 매진하고 있다. 팀도 10연승을 질주하며 2위 LG 트윈스에 5.5경기 앞선 선두를 굳게 유지하고 있다.
22일 경기를 마치고 만난 심우준은 "찬스에서 놓쳤던 것이 마음에 계속해서 걸렸다. 아쉽게 수비에 잡힌 것도 있고 병살도 치고 그랬는데 그래도 오늘 홈런이 나와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던 것 같다. 홈런 칠 생각은 없었고, 과감하게 돌리자는 마음가짐이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인터뷰도 오랜만에 하는 것 같다"는 너스레를 떤 뒤 심우준은 "타격감이 나쁘진 않았는데, 잘 맞은 것도 잡히고 그러니 멘탈을 잡으려고 해도 잘 잡히지 않던 것도 사실이다. 타율이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낮은 수치다 보니 아직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잘 잡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임해보려고 한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솔직하게 기사를 챙겨본다고도 했다. 심우준은 "수비에 기여한다, 저 덕분에 팀이 상승세를 탄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더욱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방망이까지 더 잘 친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기사를 챙겨보다 보니 오늘이 시즌 2번째 10연승 도전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일부러 모르는 선수들도 있을 텐데, 저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경기에 더 집중했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심우준은 "이번 주 첫 경기를 했으니 다른 타자들의 컨디션도 올라올 것 같다. 내일은 아무래도 리베라토랑 문현빈이 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둘이 치면 점수를 쉽게 쉽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저 또한 수비에서 많이 도와주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남긴 채 야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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