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가 정말 신인을 잘 뽑았다. 올 시즌 고졸 신인 투수 최민석(19)이 '강타선'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환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9-6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두산은 2연승과 함께 41승 4무 52패를 마크했다. 리그 순위는 9위다. 반면 KIA는 7연패에 빠진 채 5할 승률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KIA는 46승 3무 47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단독 7위가 됐다.
이날 두산 승리의 일등 공신. 선발 투수 최민석이었다. 최민석은 6이닝(79구)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3승(2패) 달성에 성공했다.
최민석은 1회말 선두타자 고종욱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박찬호에게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오선우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2회 역시 마찬가지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잡아낸 뒤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선빈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아웃시켰다.
3회는 삼자 범퇴. 땅볼 머신이었다. 변우혁을 투수 앞 땅볼, 한준수를 1루 땅볼, 김호령을 유격수 앞 땅볼로 각각 잡아냈다. 4회에는 고종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박찬호에게는 5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오선우와 최형우를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선보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 역시 삼자 범퇴. 선두타자 나성범을 1루 땅볼, 김선빈을 우익수 뜬공, 변우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솎아냈다.
최민석의 첫 실점은 6회에 나왔다. 선두타자 한준수를 좌익수 뜬공, 김호령을 유격수 땅볼로 각각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2개를 채운 상황. 하지만 다음 타자 고종욱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그러나 후속 박찬호를 풀카운트 끝에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최민석은 투심 46개, 슬라이더 26개, 포크볼 7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투심 최고 구속은 145km가 나왔다. 스트라이크는 49개, 볼은 30개였다.
경기 후 최민석은 "오늘도 지난 경기처럼 초반부터 야수 선배님들께서 득점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편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도 든든하게 등 뒤를 지켜주신 야수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먼저 공을 돌렸다.
이어 "경기 전 (양)의지 선배님과 한 타자를 3구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투구였다. 지난 경기에서는 6회에 등판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날은 투구 수 관리가 잘 돼서 6회에도 등판할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최민석은 6회 피홈런 상황에 대해 "이전 타석과 타자 반응이 같았는데, 같은 위치에 투구하면서 홈런을 허용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기 (박)준순이랑 재미있게 야구하고 있다. 서로 많이 의지하고 있다. 준순이랑 오래오래 두산 베어스에서 행복하게 야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령탑인 조성환 감독대행도 최민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대행은 "선발 최민석이 자신의 장점인 공격적인 투구를 앞세워 완벽한 역할을 해줬다. 고졸 신인 투수가 경기를 치를수록 더 씩씩하게 던지고 있어 놀랍고 대견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중대초-양천중-서울고를 졸업한 최민석은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은 1억 5000만원.
이날 1승을 추가한 최민석의 올 시즌 성적은 10경기에 등판(선발 8경기)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96이 됐다. 총 45⅔이닝 동안 34피안타(4피홈런) 19볼넷 29탈삼진 17실점(15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6, 피안타율 0.207의 세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최민석의 기록 중 아주 인상적인 게 하나 있다. 패스트볼(속구와 싱커) 계열 인플레이 타구를 50개 이상 허용한 108명(이상 지난 23일 경기까지 기준) 중 피장타율이 1위로 0.317에 불과한 것이다. 2위는 NC 김진호(0.344), 3위는 SSG 김건우(0.359), 4위는 두산 잭로그(0.373), 5위는 치리노스(0.376). 지저분한 투심이 그에겐 마구와 같은 주무기다.
최민석은 이제 주 2회 선발 등판에도 도전할 전망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조 대행은 최민석의 투구 수에 대해 "딱히 정해놓지는 않았다. 일단 이날 몇 개를 던지는지 확인한 뒤 다음 등판을 고려할 생각이다. 다음 등판을 생각해 이날 미리 뺄 계획은 없다. 최민석이 좋은 공을 던진다면 계속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팀 타선이 활발하게 터진 가운데, 79개의 공만 던진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과연 최민석이 다음 등판에서는 또 어떤 위력투를 보여줄 것인가. 두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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