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 전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에 밀리지 않는 투구를 펼쳤던 최민준(26·SSG 랜더스)이 떠오르는 호투였다. 그러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송영진(21·SSG)은 24일 오후 6시부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77구를 던져 3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1실점했다.
2023 2라운드 신인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송영진은 3시즌 내내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고 있지만 5점대 평균자책점(ERA)으로 아직까지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다.
시즌 첫 경기부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승리를 챙겼으나 기복이 심했다. 5월엔 손가락 부상까지 입고 80일 동안 자리를 비웠으나 이달 3일 80일 만에 돌아와 불펜에서 투구하며 5경기에서 12⅔이닝을 소화하며 ERA 2.84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다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전 "감독 입장에서는 늘 선수들에게 기대를 한다. 연습하는 과정을 다 보기 때문에 잘 던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만큼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부상 전 선발로 나서면서 잘 던지다가도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대체 선발 카드인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자신 있게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이 감독은 "그렇게 해주면 제일 좋겠지만 안 되더라도 본인이 갖고 있는 퍼포먼스만 보여주면 된다. 맞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일단 본인이 할 수 있는 걸 하면 그 다음에는 더 성장할 수 있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제일 중요하게 본다. (최)민준이만큼 던져주면 너무 감사하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1회말 리드오프 이원석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손아섭을 중견수 뜬공, 문현빈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이후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2,3회 볼넷을 하나씩 내주고도 이후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3회 최정의 투런포로 2점의 리드를 안고 4회 등판했다. 선두 타자 문현빈과 8구 승부 끝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고 1사에서 채은성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경헌호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잠시 다독인 뒤 내려갔고 김태연에게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2루 주자가 3루 진루를 허용하고도 이도윤을 3구 삼진으로 깔끔히 잡아내 실점 위기를 지웠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영진은 최재훈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심우준에게도 같은 코스의 땅볼 타구를 유도했지만 박성한이 포구하지 못해 아쉬쉽게 심우준의 출루를 허용했다. 아직 투구수는 73구. 그러나 SSG 벤치가 한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숭용은 경기 전에도 송영진 바로 뒤에 전영준을 준비시키는 등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전영준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2점의 리드를 어떻게든 지켜내겠다는 사령탑의 의지가 돋보였다.
송영진은 직구(최고 146㎞, 평균 144㎞) 42구, 슬라이더(평균 136㎞) 18구, 커브(평균 117㎞) 12구에 포크볼(131㎞) 1구를 섞었다. 직구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69%(29/42)에 달할 만큼 과감하게 존을 공략했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고 하지만 송영진으로서도, 팀에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배턴을 넘겨받은 전영준이 직구만을 고집했고 풀카운트에서 결국 좌익수 방면 큼지막한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송영진의 무실점도 무산됐다. 전영준은 이어 손아섭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고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전영준은 이후에도 2사 1루에서 노시환에게 중월 투런 홈런포를 내줬다. 2-0의 리드가 순식간에 2-4로 뒤집혔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전영준이라는 카드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는 최악의 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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