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매직' 동남아축구 최초 역사 썼다, A대표팀 이어 U-23 이끌고 '또' 우승

김상식(4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넘어 동남아 축구 새 역사를 썼다.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모두 이끌고 동남아 축구대항전 정상에 오른 것이다.

김상식 감독이 이끈 베트남 U-23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풍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세안축구연맹(ASEAN)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적지에서 열린 단판 결승 무대였지만, 베트남은 전반 37분 응우옌 콩푸엉의 선제골 이후 인도네시아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기어코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대회 3연패다. 앞서 2022년과 2023년 대회 땐 베트남 국적 감독이 팀을 이끌었지만, 이번엔 김 감독이 팀을 지휘해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뿐만 아니다. 김상식 감독은 앞서 베트남 A대표팀을 이끌고도 베트남의 ASEAN 미쓰비시 일렉트릭컵(ASEAN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박항서 감독 시절 스즈키컵으로 잘 알려진 이른바 동남아 월드컵 대회다.

김상식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지난해 12월 시작해 올해 1월에 끝난 열린 대회 당시 결승에서 태국과 홈 앤드 어웨이 결승 맞대결에서 각각 2-1, 3-2로 승리를 거두고 6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바 있다. 이후 반년 만에 김 감독은 이번엔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또 다른 우승을 차지했다.

동남아 축구 역사상 A대표팀이 참가하는 ASEAN 챔피언십과 ASEAN U-23 챔피언십을 모두 잇따라 우승한 건 김상식 감독이 역대 최초다. 베트남 축구를 넘어 동남아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셈이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상식 감독은 지난 2023년 5월 사임한 뒤 1년의 휴식기를 거쳐 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았다. 베트남 축구는 박항서 감독과 결별한 뒤 필립 트루시에(프랑스)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지만, 트루시에 감독 체제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김상식 감독 체제로 새 출발에 나섰다.

김상식 감독은 과거 박항서 감독처럼 베트남의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모두 지휘했다. 부임 반년 만에 열린 ASEAN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부터 성과를 냈다. 박항서 감독 이후 한국 사령탑으로는 두 번째로 베트남을 동남아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나아가 U-23 대표팀을 이끌고 또 한 번 우승 영예를 안으면서,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동남아 축구 역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새겼다.

김상식 감독은 ASEAN U-23 챔피언십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행복하다. 3회 연속 동남아 U-23 챔피언십 우승은 베트남 축구에 자랑스러운 업적이다. 오늘 관중석 대부분은 인도네시아 팬들이었지만,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베트남 매체 더타오는 "김상식 감독과 제자들이 인도네시아를 꺾으면서 이 대회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팀으로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다"고 조명했다. VN익스프레스는 "김상식 감독은 ASEAN U-23 챔피언십과 ASEAN 챔피언십 우승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김상식 감독의 다음 목표는 올해 12월에 열리는 동남아시안(SEA) 게임 금메달을 통한 세 번째 우승이다. 이 대회마저 우승을 차지하면, 김상식 감독은 박항서 전 감독과 우승 횟수 타이를 이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