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심이 직접 비디오 판독(VAR) 결과를 장내 방송을 통해 설명하는 VAR PA(Public Announcement)가 아직 첫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정식 도입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팬들의 관심이 컸지만, 정작 시범운영 경기마다 VAR이 가동될 만한 장면이 안 나오면서다.
31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그동안 프로축구 K리그2 3경기에서 VAR PA를 시범운영하기 위해 준비했지만, 하필이면 3경기 모두 VAR이 가동되지 않아 VAR PA 역시 운영되지 않았다. VAR PA 시범운영 대상 경기들은 지난 13일 안산 그리너스-서울 이랜드(안산와스타디움)전을 시작으로 19일 화성FC-부산 아이파크(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 27일 성남FC-전남 드래곤즈(탄천종합운동장) 등 K리그2 20~22라운드였다.
실제 화성 구단 등 VAR PA 시범경기로 지목된 경기 홈팀들은 저마다 VAR PA 운영을 위한 준비까지 잘 마쳤다. 장내 아나운서 등이 활용하는 경기장 무선 마이크를 장비로 활용하거나, 경기 전과 하프타임 리허설 등도 거쳤다. 그런데 3경기 모두 심판이 장내 방송을 통해 판정 이유를 설명할 만한 상황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VAR PA 시범 운영을 위해 일부러 경기 흐름을 끊을 수도 없는 터라, VAR PA 시범운영 첫선 역시 계속 미뤄지고 있다.
축구협회는 당초 VAR PA 시범경기들을 통해 실제 경기 상황에서 VAR PA가 잘 운영되는지 확인하고, 기술적 완성도나 운영 가능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이르면 8월 정식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시범경기를 통해 첫선조차 보이지 못한 만큼 정식 도입 시기 등은 조금 더 미뤄질 수도 있다.

그래도 시범운영과 별개로 K리그 심판들의 관련 교육 등은 진행되고 있다. 축구협회는 VAR PA와 관련해 교육과 매뉴얼 정비를 맡고 있는데, 최근 진행된 K리그1·K리그2 심판 교육에도 VAR PA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달 말에도 K리그 심판진을 대상으로 첫 교육이 진행된 바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스타뉴스를 통해 "(VAR PA는) 시설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판의 역량도 따라줘야 하는 만큼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향후 연맹과 협의하면서 VAR PA 정식 도입 타이밍을 심판팀에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VAR PA는 주심이 모니터를 직접 보고 판정을 결정하는 온 필드 리뷰를 거친 뒤, 경기장 스피커를 통해 관중들에게 판정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제도다. 판정의 투명성과 소통 강화에 그 목적이 있다.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와 세계 주요 리그에서도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있고, 축구협회와 연맹도 지난 4월부터 VAR PA 운영 방안을 공동 논의해 왔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VAR PA가 운영돼 온 필드 리뷰 이후 주심이 직접 관중들에게 판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9개 경기장에서 시범 운영을 거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는 올 시즌부터 1부·2부 모든 경기에서 VAR PA를 정식 운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도 이번 시즌부터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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