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 강원FC 팬들이 내년에는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프로축구 K리그 경기를 못 볼 가능성이 생겼다. 강원 구단의 2026년 홈경기 개최 순서를 정하기 위한 공모에 춘천시가 참여하지 않으면서다. 강원 구단은 한 차례 재공모를 거쳐 내년 홈경기 상·하반기 개최 지역을 결정한다. 재공모에서도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열리는 강원의 K리그·코리아컵 모든 홈경기는 강릉에서 열린다.
6일 축구계와 강원 구단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마감된 춘천시·강릉시 대상 2026년 강원 홈경기 개최 신청서 접수 결과 강릉시만 신청서를 냈다. 이번 공모는 많은 도민들에게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하반기 분산 개최를 원칙으로 개최 순서를 정하기 위한 공모였다. 강릉시만 단독 신청서를 내면서 강원 구단은 공모 전 안내에 따라 12일 오후 3시까지 재공모를 진행한다. 만약 재공모에서도 강릉시만 신청서를 내면, 2026시즌 K리그와 코리아컵 홈경기는 상·하반기 모두 강릉에서 개최된다.
이번 공모는 앞서 강원 구단이 춘천시·강릉시와 지난 3년 간 맺었던 홈경기 분산 개최 협약이 종료됨에 따라 진행됐다. 새 공모엔 하반기 개최에 대한 선호도를 고려, 공모 과정에서 개최지원금이 더 높은 쪽에 하반기 개최권을 배정하는 경쟁 조건이 더해졌다. 하반기엔 치열한 순위 경쟁 속 관중 증가 효과가 크다. 다만 춘천시 측은 지난 3년 간 모두 상반기에 홈경기를 개최했는데도 지자체 간 개최지원금 경쟁을 통한 하반기 개최권 조건이 새로 더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협약엔 상·하반기 개최권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춘천시는 지난 4월 기자회견 당시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의 춘천시민 모독 발언, 5월 춘천시장에 대한 일방적 출입 제한 등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병지 대표이사와 구단 차원의 공식 사과가 없으면 공모 신청도 없을 거라고 못 박은 상태다. 급기야 춘천시 의원들은 여야로 나뉘어 춘천시와 강원 구단을 비판하고 있는 형국이다.
강원 구단은 다만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김병지 대표이사와 춘천시 사이에 있던 일들은 이미 지난 5월 김진태 구단주가 시민들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육동한 춘천시장도 수용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일단락 된 사안"이라며 "새 공모는 오히려 춘천시에도 하반기 개최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선수와 팬 모두를 위해 최선의 여건을 마련하는 곳이 하반기 개최권을 갖게 된다. 공모 자체를 거부하면 시민들이 납득할 지 의문"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강원 구단은 도민구단으로서 'Great Un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도민화합을 위해 춘천·강릉 분산 개최를 원하고 있지만, 경쟁이 전제된 공모가 진행 중인 만큼 구단 차원에서 먼저 공모 참여를 요청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재공모 마감일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데, 춘천시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내년 강원의 K리그·코리아컵 홈경기는 상·하반기 모두 강릉에서 열리게 된다.
내년 춘천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승인을 받아 개최가 확정된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경기가 내년 초 1~2경기 정도만 열리는 데 그친다. 춘천에서 강원 경기를 볼 수 없는 피해는 춘천 지역이나 인근 팬들이 몫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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