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1982년생'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마저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은퇴를 선언한 오승환이 또 다른 무대에서 절친들과 한솥밥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오승환은 7일 인천 연수구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며 제2의 삶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오승환은 지도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단장, 사장님과 충분히 상의할 것"이라면서도 "당장은 아니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많이 공부해서 준비가 됐다고 생각이 들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아직까지 선수들과 호흡하는 게 좋고 운 좋게 다양한 리그에서 뛰어온 경험을 후배들에게 많이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다만 당장 코치로서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더구나 최근까지도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뿌렸고 은퇴 경기도 기다리고 있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에겐 550번째 세이브를 채우는 게 또 다른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아직 공을 놓지 않았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세이브든, 지고 있는 상황이든 마운드에서 던지고픈 생각은 갖고 있다. 549세이브보다는 550세이브가 낫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지도자 변신은 당장은 너무 먼 미래의 일 같은 일이다.
오히려 현역의 연장선상 같은 느낌인 야구 예능 출연이 또 다른 길이 될 수도 있다. 오승환과 절친한 사이인 이대호, 정근우가 출연 중인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C1의 불꽃야구, 김태균을 중심으로 새로운 멤버들을 꾸려 JTBC에서 방영을 준비 중인 최강야구가 있다.
오승환은 야구 예능 출연에 대한 질문에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거기에 나오고 있는 선후배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다"면서도 "여기서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것이 부정의 의미를 뜻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긍정 쪽에 가까웠다. 오승환은 "아직 공을 완전히 놓은 게 아니기에 추후에 생각을 해보고 어떤 부분이든 야구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결정에 대해선 사장님, 단장님, 구단과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도자 도전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당장 촌각을 다툴 만큼 급한 건 아니다. 반면 야구 예능 출연을 고려한다면 조금이라도 몸 상태가 괜찮을 때 나가는 게 더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오승환은 화려한 커리어와 달리 지난해와 올 시즌엔 '끝판대장'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당장이라도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오승환이지만 팀이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고 아직까지 오승환의 몸 상태도 100%가 아니기에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이미 친구들이 뛰고 있어 낯설지만은 않을 야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충분히 오승환의 은퇴 후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팬들에게 커리어 말년의 행보는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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