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타율 1위' 롯데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심상찮다. 3위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2경기에서 단 한 점만 내면서 허무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롯데는 8일과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9일 우천순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각각 0-1, 1-10으로 패배했다.
두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지고 말았다. SSG는 최근 미치 화이트와 김광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롯데전에 선발 2자리가 빈 상황이었다. 8일 경기에는 우완 최민준, 10일에는 좌완 김건우가 각각 출격했다. 반면 후반기 마운드에 안정을 찾은 롯데는 첫날 나균안이, 10일에는 박세웅이 나왔다.
하지만 방망이가 말을 듣지 않았다. 첫날 롯데는 1회부터 삼진 2개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4회까지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롯데는 5회 노진혁의 안타와 한태양의 볼넷으로 최민준을 강판시켰다. 이어 2사 만루까지 만들었지만 3번째 투수 김민을 공략하지 못했다. 롯데 선발 나균안은 3회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고도 6이닝 1실점 호투했지만, 팀이 0-1로 패배하며 시즌 7패째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는 더욱 처참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후반기 들어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의 모습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3회 최정의 적시타로 한 점을 내준 뒤 4회 조형우에게 3점 홈런을 맞아 격차가 벌어졌다. 6회에는 최지훈(1점)과 기예르모 에레디아(3점)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 타자들은 박세웅을 도와주지 못했다. 김건우에게 5이닝 동안 4안타 1볼넷을 얻어냈지만 점수로 이어지지 못했고, 뒤이어 등판한 박시후와 전영준, 한두솔에게 꽁꽁 틀어막혔다. 그나마 9회말 노진혁이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리며 영패를 면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그러면서 안정권으로 보였던 롯데의 3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시리즈 전 롯데와 SSG의 승차는 5경기였는데, 2게임을 패배하면서 이제 롯데는 4위 SSG와 3경기 차가 됐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롯데는 주간 타율 0.192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할대 팀 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전체로 보면 팀 타율 1위(0.274)지만, 2위와의 격차가 확 좁혀졌다. 전반기만 해도 롯데가 0.280으로 1위, 삼성이 0.267로 2위였는데, 11일 기준 2위 LG 트윈스(0.271)와는 단 0.003 차이에 불과하다.
롯데는 올해 전반기 부상자 속출에도 뛰어난 타격감을 보여줬다. 빅터 레이예스가 2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도전할 페이스를 보여줬고, 주장 전준우도 꾸준히 자리를 지켜줬다. 윤동희와 고승민은 건강할 때는 제 모습을 보여줬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전민재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덕분에 롯데는 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후반기 들어 부상자가 대부분 복귀하면서 완전체 타선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이 타선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5월 이후 부진하던 나승엽은 다시 2군으로 내려갔고, 윤동희와 고승민은 8월 들어 1할대 타율마저 위태로울 지경이다. 여기에 전준우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나마 최근 콜업된 노진혁이 8월 4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전 대부분의 부진 속에 롯데는 타격에서 동력을 잃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지금 페이스가 좋지는 않다. 누가 터지면 같이 터지는데, (손)호영이 빼면 대부분 안 좋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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