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탈아시아급' 호주에 당한 완패를 딛고 아시아컵 첫 승을 신고했다.
안준호(69)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카타르와 2025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A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97-83으로 승리했다.
앞서 지난 6일 열린 세계랭킹 7위 호주와 1차전에서 61-97로 대패했던 한국은 이틀 만에 열린 대회 2번째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각 조 1위는 8강에 직행하고, 나머지 4팀은 2위와 3위의 8강 결정전을 통해 진출한다. 한국은 조별예선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는데, 오는 11일 열리는 레바논과 3차전에서 승리한 후 2승 1패를 만든 뒤 8강 진출을 노려야 한다.
이날 한국에서는 이현중(나가사키)과 유기상(LG)이 각각 24득점을 기록했고, 여준석(시애틀대) 역시 22점을 넣어 힘을 보탰다. 호주전에서 분전했던 이정현(소노)은 12득점 5어시스트로 여전히 좋음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한국은 접전 속에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가 나왔다. 하지만 이현중의 3점포로 16-18로 따라간 한국은 20-22에서 여준석의 자유투 2개에 이어 유기상의 3점슛까지 다 들어가며 25-22로 리드하며 1쿼터를 마쳤다. 이어 2쿼터에도 초반 여준석, 중반 이후 이현중의 맹활약 속에 53-38로 전반이 마감됐다.
한국은 3쿼터 들어 유기상이 3점포 4방을 터트리는 대활약 속에 우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카타르 역시 3쿼터 막판부터 맹렬한 추격에 나섰고, 4쿼터 중반 한때 6점 차(79-73)까지 쫓기고 말았다. 위기의 순간 한국은 이현중이 외곽포를 시작으로 맹폭격을 펼치면서 끝내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안준호 감독은 대한민국농구협회를 통해 "호주전의 큰 충격에서 벗어나 오늘 카타르전에서는 우리 남자농구만이 할 수 있는 농구를 했다. 특히 제공권에서 대등한 경기를 해준 것이 고무적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제 카타르전은 끝났으니 더 침착하고 더 냉정하게 레바논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력을 다해 조 2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반드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레바논전에 대해 안 감독은 "우리 남자농구 특유의 컬러인 압박 수비, 스피드, 속공, 그리고 외곽슛이 터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헌신적인 수비와 리바운드가 필요하다. 이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속공과 슛 성공률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이타적인이고 희생적인 플레이가 우리 팀에 더 필요하다"고 했다.
3점슛 7개를 성공시킨 유기상은 "내가 해야 할 역할이 3점 슛을 넣는 것이다. 현중이 형이나 정현이 형한테 많이 몰리는 부분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던 거 같다. 그리고 경기 초반에 (여)준석이가 이끌고 가준 덕분에 후반을 잘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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