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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고지원의 골프는 틀리지 않았다... 60전 61기 끝에 첫 우승 "남들보다 2배·3배 더 했어요"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고지원의 골프는 틀리지 않았다... 60전 61기 끝에 첫 우승 "남들보다 2배·3배 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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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김동윤 기자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경기가 없어도 매일 연습장에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나왔다. 그렇게 60번의 도전을 했고 고향 땅 제주에서 열린 61번째 프로 투어 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 하루만큼은 누구의 동생이 아닌 고지원(21·삼천리)의 이야기다.


고지원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658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2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고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 원.


악천후 속에 2시간 동안 중단된 3라운드에서 정교한 샷과 정확한 퍼팅으로 막판 1위로 올라선 고지원은 거센 추격을 보인 노승희(24·요진건설)를 두 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후 고지원은 "첫 우승을 고향에서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특히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는 초등학생 때 꿈나무 레슨을 받고 프로의 꿈을 키워준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년 KLPGA 투어 데뷔 후 61번째 도전 끝에 이뤄낸 첫 승이었다. 올해 고지원은 지난해 상금 랭킹 60위 안에 들지 못해 KLPGA 투어는 빈자리가 나왔을 때만 조건부로 출전할 수 있었다. 시드전을 3차례 떨어지면서도 드림투어와 병행하며 꾸준히 1군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던 지난주 열린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배소현과 4라운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알렸다. 이때의 경험을 살려 이번 대회에서는 4라운드 공격적으로 버디를 노리는 대신 잃지 않는 것에 집중하며 선두를 수성했다.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은 "지난주나 이번 주나 마음가짐은 똑같다. 무조건 자신 있게 치자, 짧게 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오로라 때도 15번 홀 티샷 실수가 있었지만, 내 감이 안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오로라 때랑 다른 것이 있다면 지키는 것이었다. 지난주 (배)소현 언니에게 많이 배웠다. 버디도 중요하지만, 보기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키 160㎝의 고지원이 체격이 큰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올해는 용인의 본가에 다녀오지 못할 정도로 매주 투어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힘든 일정을 소화했다고. 고지원은 "난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았다. 주니어 때도 항상 중위권이어서 대표팀 상비군도 못 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2배, 3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주니어 때부터 퍼팅이 부족하다고 느껴 (지금까지)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시작하면 불규칙하지만, 경기가 없을 때는 아침 7시까지 연습장에 출근해 오후 5시까지 운동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키에 비해서는 파워가 있는 편인데, 운동을 조금 더 하고 스윙 기술에서 비거리를 늘리려 많이 노력했다. 올해 전지훈련은 한국에서 했는데 비시즌에는 일주일 4~5번은 무조건 갔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이번 우승으로 시드를 받아 올해 잔여 시즌을 포함해 2027년까지 1부 투어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다음 주 있을 드림 투어부터는 출전하지 않게 됐다. 이날 고지원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던 때였다. 고지원은 "내일(11일) 드림 투어가 있었는데 오늘(10일) 시드를 받아서 취소하기로 했다. 그동안 쉰 적이 없어 일단 다음 주는 푹 쉬려 한다"고 해맑게 웃었다.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오른쪽에서 2번째)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오른쪽에서 2번째)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이번 우승으로 고지우-고지원 자매는 KLPGA투어 최초 자매 선수 한 시즌 동반 우승 달성이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언니 고지우가 먼저 지난 6월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고지원이 그 뒤를 따랐다. 그동안 KLPGA투어에서 자매 선수가 우승한 건 박희영(38)과 박주영(35·동부건설)이 있었으나, 한 시즌에 같이 해낸 건 고지우-고지원 자매가 최초다.


고지원은 "우승 원동력은 항상 가족들이다. 이번에도 언니가 왠지 울고 있을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울고 있었다. 언니는 17번 홀부터 울었다고 한다. 나도 살짝 울컥했는데 언니 우는 모습에 눈물이 쏙 들어갔다"고 전했다.이어 "나와 언니는 골프를 대하는 마음 가짐이 다르다. 언니는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열정이 정말 불타는 사람이다. 운동도 정말 열심히 한다. 나는 해야 되니까 하는 스타일이라 언니에게 많이 배우려 한다. 나중에 언니와 챔피언조에서 같이 뛰고 싶다. 함께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악천후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그린을 노려 버디 6개를 낚았고, 쫓기는 상황에서 러프에 공이 들어가도 아무렇지 않게 공을 빼냈다. 어떤 악조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소득 중 하나다. 고지원은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예전에는 쫓기듯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스스로 혹사도 많이 했다. '회복 탄력성'이란 책을 읽고 생각을 전환했다. 이전에는 스폰서와 가족들에게 증명하려고 애쓰는 골프를 쳤다면 나를 위한 골프를 하고 스스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좀 더 성장했다"며 "이번 우승으로 나 스스로 지금까지 한 것이 그렇게 틀리지만 않았다고 증명한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 정말 좋으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한 번 더 우승하고 싶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고지원(가운데)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고지원(가운데)이 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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