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필요했던 건 또 한 번의 뉴욕 방문 뿐이었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8월 들어 완벽히 부활했다. 그 시작엔 뉴욕 원정이 있었다. 미국 서부에서 동부까지 험난한 장거리 비행을 해야하지만 이정후에겐 오히려 반갑기만 한 뉴욕 나들이다.
이정후는 8월 6경기에서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출루율 0.462, 장타율 0.708, OPS(출루율+장타율) 1.170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7월초 0.243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어느덧 0.258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펼쳐진 메츠와 원정시리즈에서 12타수 7안타, 매 경기 2루타를 터뜨리며 완벽히 살아난 면모를 보였다. 특히 4일 경기에선 미국 진출 후 첫 4안타 경기를 펼쳤다. 볼넷까지 얻어내며 5출루에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5월에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이정후의 뉴욕 원정은 지난달 4월 12일이 처음이었다. 당시엔 양키스를 만났는데, 3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치며 9타수 4안타 4볼넷 7타점 5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이번 메츠전까지 뉴욕에서 치른 경기에서만 타율 0.524(21타수 11안타)로 극강의 면모를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타진할 때 뉴욕 연고의 양키스와 메츠도 영입전에 뛰어들었던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후가 두 구단으로 향했다면 더 빼어난 성적을 거두지 않았을까하는 흥미로운 상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만큼 뉴욕만 가면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도 이러한 이정후의 뉴욕 강세에 주목했다. MLB닷컴은 뉴욕만 가면 훨훨 나는 이정후에 대해 조명한 자이언츠비트의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뉴욕만 가면 강해지는 이정후의 발언도 소개했다. 이정후는 "뉴욕의 환경이 한국의 수도 서울과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정후가 4월 양키스전 이후 이번 메츠전을 치르기까지 큰 부진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 첫 30경기에선 타율 0.319, OPS 0.901로 떠오르는 스타처럼 보였지만 그 후 두 달 동안 급격히 침체돼 자이언츠 타선이 흔들리는 데 일조했다"며 "특히 6월엔 25경기에서 타율 0.143, OPS 0.551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자이언츠는 그의 타순을 3번에서 7번까지 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7월 21경기에서 타율 0.278, OPS 0.733으로 반등을 그렸는데 8월엔 더욱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이 뭔지 찾아가고 있다"며 "시즌 초반엔 장타도 꽤 잘 나왔지만 최근엔 그런 걸 좀 줄이려는 것 같다. 미국에서 시즌은 그에게 좀 더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당장은 타구를 반대(왼쪽) 방향으로 보내는 것도 보이고 무리하게 당겨서 장타를 노리기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그게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두둔했다.
뉴욕 원정을 마친 이정후는 "신기한 게 히트 앤드 런 사인이 나올 때마다 실제로 안타를 쳤다"며 미소와 함께 말했다.
빅리그 두 번째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지난해엔 37경기만 치렀다. 올 시즌엔 벌써 109경기에 나섰다. 상대 투수들의 기량, 긴 원정 이동거리 등 여러모로 체력적으로 더 힘들 수밖에 없다.
매체는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무사히 첫 풀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앞으로 휴식일을 더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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