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물의 슬럼프가 시작된 것일까. 거칠 것 없던 안현민(22·KT 위즈)이 15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지 못한 데 이어, 한 경기 4삼진으로 물러나는 낯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현민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우익수 및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침묵했다.
안현민이 1군에서 한 경기 4삼진을 당한 건 지난해 데뷔 후 처음이다. 그동안 한 경기 3삼진이 최대였고, 통산 사사구 62개(53볼넷 9몸에 맞는 공), 59탈삼진으로 선구안이 장점인 선수이기에 가능했다. 물론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데니 레예스를 대신해 지난 6월 영입된 헤르손 가라비토(30)로 이 경기 포함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도 6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솎아냈는데 그 중 3개가 안현민이었다. 1회말 첫 타석에서는 가라비토의 빠른 공에 꼼짝없이 당했다. 몸쪽 깊숙이 들어오는 시속 153㎞ 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했고, 1B2S로 몰린 상태에서 높은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말에는 스위퍼에 꼼짝없이 당했다. 2구째 바깥쪽 걸친 슬라이더를 지켜본 안현민은 3구째 떨어지는 스위퍼를 걷어내고 5구째 꽉 찬 스위퍼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서서히 조급함이 드러난 것이 보인 5회말이었다. 가라비토는 높게, 낮게, 다시 높게 직구 3개를 던졌고 안현민은 높은 쪽 공 2개에 크게 헛스윙하며 3번째 삼진을 경험했다. 8회에도 바깥쪽으로 높게 몰린 공 3개에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며 헛스윙 삼진 아웃.
그동안 안현민은 스트라이크존 밖의 공은 건드리지 않고, 경계의 공은 걷어내는 전략으로 4할 5푼 이상의 높은 출루율을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 배터리도 볼넷으로 피할지언정 장타로 이어질 공은 주지 않으면서 안현민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7월 23일 NC전 이후 15경기 연속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고 8월 들어서는 8경기 타율 0.241(29타수 7안타)로 확실히 상승세가 꺾였다. 그렇게 부진이 길어지자 조금씩 나쁜 공에도 방망이가 나가면서 이날은 삼진 4개로 최악의 하루를 맞이했다.
첫 풀타임을 맞이하는 신예들에게 슬럼프는 당연한 일. 다만 안현민은 다른 장타자들과 달리 준수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있어 잠깐의 부진에도 금방 안타 행진을 재개했었다. 5월 25일 고척 키움전 4타수 무안타 3삼진에도 5월을 타율 0.333으로 마쳤고, 6월 7일 수원 SSG전 4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에도 6월을 타율 0.346으로 마쳤다. 과연 첫 8경기를 장타 2개로 시작한 8월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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