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망)이 해냈다. 한국 축구가 17년 만에 다시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무대에 깃발을 꽂았다.
이강인은 14일(한국시간) 열린 2025 UEFA 슈퍼컵 결승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되어 추격골, 승부차기를 직접 꽂아 넣으며 파리 생제르망(PSG)에 구단 사상 첫 슈퍼컵을 안겼다.
이날 PSG는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0-2로 밀리다 후반전 이강인의 추격골과 함께 1골을 따라가더니,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까지 넣으며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의 방점까지 찍었다. 이강인은 PSG의 승부차기 4번 키커로 나서 왼발 슈팅을 작렬하며 팀의 짜릿한 승리(2-2, PSO 4-3)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강인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됐다. PSG가 0-2로 뒤지던 상황에서 이강인의 발끝이 빛났다.


절묘한 터치로 슈팅 각도를 만든 이강인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주저 없이 강한 왼발 킥을 시도했다. 공은 골키퍼가 몸을 날려도 손이 닿지 않는 코스로 빨려 들어갔다.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PSG는 이강인의 득점 이후 다시 기세를 끌어올리며 반전을 노렸다. 이날 골은 단순한 1골이 아닌 경기 전체의 분위기를 바꾼 결정적 장면이었다.
흐름을 탄 PSG는 후반 추가시간 곤살루 하무스의 동점골까지 터지며 기사회생했다. 승부차기 끝에 PSG는 토트넘을 제압하고 짜릿한 슈퍼컵 우승을 달성했다.
더불어 이강인은 한국 축구 역사도 새로 썼다. 박지성 이후 17년 만에 이 무대를 밟은 한국인으로 빛났다.
2008년 박지성은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의 맞대결에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김동진과 이호가 벤치에 머물며 '코리안 더비'는 무산됐다. 이후 슈퍼컵 무대에 나선 한국 선수는 없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을 차지한 PSG 소속인 이강인이 직접 출전하며 박지성의 뒤를 잇는 역사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애초 이번 슈퍼컵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손흥민이 이달 초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로 이적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또 다른 한국 선수 양민혁도 포츠머스로 임대됐다. 2025 슈퍼컵 경기에 나선 한국인은 이강인이 유일했다.
이강인의 출전은 개인 커리어에도 의미 있는 순간이다. 이번 우승으로 이강인은 개인 통산 9번째 우승 타이틀을 획득했다.
발렌시아 시절인 2018~2019시즌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첫 우승을 경험한 이후, PSG로 이적한 뒤 이강인은 리그1, 쿠프 드 프랑스, 트로페 데 샹피옹, 챔피언스리그까지 총 8번의 우승을 이룬 바 있다.
UEFA 슈퍼컵은 유럽 무대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최근 6년 연속 챔피언스리그(UCL) 우승팀이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고 12개 대회 중 UEL 우승팀이 승리한 사례는 2018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단 한 차례뿐이다.
이번 대회의 우승팀에는 500만 유로(약 81억 원), 준우승팀에는 400만 유로(약 65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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