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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우 수술대→혼돈의 키움' 소방수 조영건은 더 과감해졌다 "어차피 다 안타되는 것도 아닌데요 뭐"

'주승우 수술대→혼돈의 키움' 소방수 조영건은 더 과감해졌다 "어차피 다 안타되는 것도 아닌데요 뭐"

발행 :
안호근 기자
키움의 새 마무리 투수 조영건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키움의 새 마무리 투수 조영건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최악의 상황에서 주전 마무리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팀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조영건(26·키움 히어로즈)이 소방수로 나섰다.


조영건은 지난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9회말 곧바로 마무리로 등판한 조영건은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곧바로 하재훈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대타 오태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최지훈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통산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15일 KT 위즈와 홈경기에서도 팀이 7-2으로 앞선 9회초 박윤성이 황재균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대타 이정훈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자 위기를 지우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앤드류 스티븐슨과 허경민을 내야 팝플라이로 돌려세운 조영건은 장진혁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강백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넥센(키움 전신) 유니폼을 입은 조영건은 첫 3시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군 입대를 결정했다. 1군에서 보여준 게 없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음에도 탈락했고 결국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2023시즌 복귀한 조영건은 2024년 25경기에서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8.01로 부진했으나 올해 선발로 준비를 했다. 시즌 초반엔 불펜 투수로 시작했으나 5월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키움 조영건이 지난 14일 SSG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연습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조영건이 지난 14일 SSG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연습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그러나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했다. 5이닝 투구도 두 차례 있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조영건은 "선발할 때는 기본 5회를 가져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100구 안에서 승부를 내려고 하니까 나도 모르게 전력으로 안 던지게 됐다"고 부진했던 이유를 전했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불펜으로 이동한 뒤 안정감을 찾았다. 6월엔 12경기 13이닝 동안 2승 무패 4홀드 ERA 3.46으로 활약했다. 이후에도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소화한 조영건은 점점 터프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많아졌다. 그 상황에서 주승우가 돌연 팔꿈치를 다쳐 수술대에 오르게 됐고 설종진 감독 다행은 조영건을 클로저로 낙점했다.


설종진 감독 대행은 "마무리는 조영건으로 가기로 했다"며 그 이유로 "최근에 7,8회 어려운 상황에서 많이 나왔던 경험도 있고 지금 우리 선수 중에서 공이 제일 좋아서 마무리로 낙점했다"고 평가했다.


조영건은 "불펜은 20구 안에서 1이닝만 던진다고 된다고 생각하니까 좀 더 집중이 잘 됐다"며 "또 불펜에서 잘 됐던 이유 중 하나가 선발은 많은 구종을 다 잘 던지고 제구가 좋아야 하는데 불펜에선 한 두 구종으로도 승부를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무리는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올 시즌은 선발로 준비를 했고 불펜을 맡게 됐는데 (주)승우가 다칠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다"며 "아무래도 작년보다는 기술이 성장했고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기회를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똑같이 던지려고 한다"는 마음가짐을 나타냈다.


조영건이 15일 KT전 마지막 투수로 올라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조영건이 15일 KT전 마지막 투수로 올라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아직 완전히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올 시즌 분명한 성장세를 그렸다. 조영건은 "작년에는 제구가 잘 안 되니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는 원래 제구가 안 좋은 투수가 아닌데 왜 이런 생각을 하지'라고 생각이 바뀌었고 준비 과정에서도 걱정보다는 '더 전력으로 던져야지'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마인드가 확실히 달라져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6월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 조영건은 5월 선발의 쓴맛을 보고 2군에 다녀왔던 게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인간이 하는 운동이고 누가 해도 어차피 결과는 다 똑같을 건데 후회 없이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이후 스피드도 올라갔고 더 전력으로 던지게 됐다. (이)승호 코치님이 매번 포크볼을 알려주셨는데 직구를 전력으로 던지면서 포크볼도 똑같이 던지니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 그게 자신감을 찾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7월 들어선 주자가 깔린 상황에서 등판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번번이 위기를 지워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더 과감해진 게 비결이었다. "제 장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저는 직구가 장점인 투수인데 너무 타자가 치기 어렵게 던지려고 했던 것 같다"며 "어차피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것도 아니니까 과감하게 던지자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타자들이 더 조급해지는 게 보였고 자신감이 더 생겨났다"고 말했다.


선발로 23이닝을 소화했다고는 하지만 벌써 66⅔이닝을 소화했다. 커리어 가장 많은 이닝이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 조영건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팔이 아파본 적은 없었는데 요새는 많이 던지다 보니까 팔의 피로를 느끼는 날도 있다"며 "이제는 회복을 위해 잠을 많이 자고 치료도 잘 받으면서 트레이닝 파트 코치님들께 매일 치료를 받으러 가고 열심히 해주시니까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이 8월 들어 7승 5패로 호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사실상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실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조영건은 "등판할 때마다 어떻게 해서든 당연히 다 막고 싶은 마음"이라며 "생각처럼 다 되진 않겠지만 최근 성적처럼 잘 던져서 최대한 팀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해서 공을 던져보겠다"고 다짐했다.


14일 커리어 첫 세이브를 달성한 조영건(가운데)에게 동료들이 축하 물 세례를 퍼붓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14일 커리어 첫 세이브를 달성한 조영건(가운데)에게 동료들이 축하 물 세례를 퍼붓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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