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우완 파이어볼러 한승혁(33)이 남다른 각오로 2026시즌을 시작했다.
올해 KT는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아픔을 잊고자 대대적인 보강을 했다. 김현수(38), 한승택(32), 최원준(29) 등 외부 FA 영입에만 108억 원을 썼고 외국인 선수들도 모두 바꿨다. 그 가운데 가장 빠른 적응력을 보인 것이 한승혁이다. 한승혁은 강백호(27)가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하자 그 보상선수로서 KT에 합류했다.
한승혁은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026 KT 스프링캠프에서 "내 나이가 엄청나게 어린 편도 아니라 빨리 적응했다. 생각보다 여기 분위기가 정말 좋다. 사실 친했던 선수들은 거의 야수라 투수들은 잘 몰랐는데 어린 선수들이 잘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어 "(김)민수는 내 동기고 (우)규민이 형도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랑 빠르게 친해지고 있다. (손)동현이도 있고 (원)상현이가 나랑 나이가 차가 있는데 계속 와서 까불댄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보통이 아니다. 이게 이 팀 나름의 분위기인 것 같은데 그래서 나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동안 한승혁은 우승과 유독 거리가 멀었다. 좋은 팀들에 있었지만, 그가 잘할 때와 엇박자가 났다. 지난해가 사실상 처음이었다. 지난해 한승혁은 한화에서 71경기 3승 3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64이닝 53탈삼진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한승혁은 "지난해가 내 커리어에서 제일 좋았던 시즌인 건 분명하다. 내 커리어에서 제일 오래 야구한 시즌이었는데 그만큼 체력 운동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던지면서 상당히 피곤함을 많이 느꼈다. 한 번 체력적으로 떨어지면 다시 페이스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더 잘 먹고 운동을 많이 하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승혁의 성적은 야구계에서도 관심사다. 프로 데뷔 15년 동안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적 없는 그였기에 지난해 성적은 운이 좋았다고 보는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 반대로 최근 몇몇 사례처럼 한 단계 스텝 업했다고 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더 많다. 여기에 올 시즌 후 FA를 맞이하는 상황까지 고려해 KT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보상선수를 골랐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한승혁은 "항상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나도 그걸 알고 있어서 지난해 잘할 때 그런 질문이 나오면 항상 3아웃 잡고 내려올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는다고 한다. 공이 마운드에서 내 손을 떠난 순간 내 할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해 그런 부분만 신경 쓰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수치상으로 어떻게 하고 싶다고 해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다만 불필요한 볼넷을 주지 않으려 정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볼넷이 자꾸 쌓이면 경기가 터질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걸 잘 알아서 지난해도 이 부분을 신경 썼다. 차라리 안타는 야수들이 잘 잡아줄 때도 있다. 올해도 이 부분을 생각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 당시 한승혁은 일부러 페이스를 늦췄다. 최근 성공을 거둔 베테랑 투수들처럼 자신만의 페이스로 정규시즌 개막전에 초점을 맞췄다.
한승혁은 "스프링캠프에서는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새로운 팀에 왔고 나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런 마음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오히려 캠프 때는 계획대로 하고 더 억누르고 있었다. 몸이 잘 만들어지고 실전에 나가면서 페이스를 올리려 한다"고 전했다.
그렇게 힘을 아낀 파이어볼러는 국내 복귀 후 첫 무대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한승혁은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KBO 시범경기에서 7회말 등판해 공 8개로 1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했다. 공교롭게도 그를 KT로 오게 만든 강백호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시범경기 첫 홈런을 친 날이었다.
한승혁은 첫 타자 이호준에게 초구부터 시속 150㎞ 빠른 공을 꽂아 넣더니 이내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신인 이서준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박재엽을 5-4-3 병살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최근 몇 년간 마무리 박영현과 함께 강력한 구위로 뒷문을 막아줄 셋업맨의 부재에 고민했던 KT에는 긍정적인 출발. 한승혁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의지가 충만하다.
한승혁은 "KT에서 정말 내게 많은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걸 많이 느낀다. 나도 올 한해를 후회 없는 시즌으로 만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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