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58)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7일 경기 통한의 만루홈런을 허용한 마무리 김원중(32)을 감쌌다.
김태형 감독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 앞서 "(김)원중이가 지난 경기(17일)에서 홈런을 맞았는데, 그건 내가 직접 (포크를) 요구한 것이다. 내가 포크를 계속 바닥으로 던지라고 했다"고 먼저 말했다.
해당 상황은 지난 17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당시 롯데는 7회 6득점 빅이닝으로 7-3으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8회 구원 등판한 홍민기, 정현수가 각각 볼넷을 주고 르윈 디아즈에게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김태형 감독은 김원중의 조기 등판을 결정했다.
이때 김원중은 김영웅에게 포크만 8개를 연속해 던졌다. 초반 3개는 바깥으로 빗나갔고 다른 4개는 헛스윙도 유도하며 효과적인 듯했다. 하지만 8구째 몸쪽 낮게 떨어진 포크를 김영웅이 놓치지 않았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 7-7을 만드는 동점 만루포가 됐다. 사령탑은 이 상황에 변명하지 않고 제자를 감쌌다.
김태형 감독은 "김영웅이 웬만한 공에 다 따라 나오는 스타일이다. 또 김영웅 뒤 타자들이 조금 약한 편이고 점수도 4점 차라 김영웅이 (볼넷으로) 나가도 좋으니 포크를 던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원중이 포크가 바닥으로 떨어졌으면 헛스윙이나 볼넷이 나왔을 텐데,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공처럼 됐다. 선수에게 맡겼어도 됐을 것 같다. 원중이는 직구를 던지고 싶었던 모양이다. 투수로서 볼넷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감독이 (포크를 던지라고) 지시한 것이고 나도 그래서 그 부분이 아쉽다"고 자책했다.
이후 롯데는 끝내 승부를 내지 못하고 8-8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8연패 탈출을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전반기 팀 타율 1위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무기로 1위까지 넘봤던 롯데였기에 아쉬움이 더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당장의 순위보다 아직 어린 야수진의 멘탈을 먼저 걱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연패가 너무 길어지는 게 조금 걱정스럽다. 순위야 그렇다 치지만 3연패, 4연패 뒤 1승으로 끊고 넘어갈 수 있는 경기를 내주면서 우리의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다.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은 '나 때문에 지면 어떡하지, 내가 잘못해서 팀이 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하게 된다. 그런 부분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염려했다.
한편 롯데는 이날도 선발 투수 빈스 벨라스케스가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LG에 2-5로 패했다. 이로써 최근 10경기 1무 9패로 9연패에 빠지며, 58승 4무 54패로 4위 SSG 랜더스에 1경기 차 앞선 불안한 3위를 유지했다. 롯데가 9연패를 당한 건 2005년 6월 6일 수원 현대전부터 같은 해 6월 14일 마산 두산전이 마지막으로 무려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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