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쿠젠 부임 후 단 2경기 만에 쫓겨난 에릭 텐 하흐(55) 감독이 분노했다.
레버쿠젠은 지난 1일(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지몬 롤페스 레버쿠젠 스포츠 디렉터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지난 몇 주 동안 팀을 지켜봤는데 성공적인 팀이 되는 게 불가능한 걸 깨달았다"며 해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텐 하흐 감독은 부임 후 2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단기간 해임이다. 레버쿠젠은 개막전에서 호펜하임에 1-2로 패한 뒤 2차전서 10명이 뛴 베르더 브레멘에 2골 차로 앞서다가 연속골을 허용해 3-3으로 비겼다. 최종 성적은 2경기 1무1패다.
지난해 10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쫓겨나듯 떠난 텐 하흐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레버쿠젠 감독으로 부임해 2년 계약을 맺었다. 레버쿠젠은 2023~24시즌 리그 무패 우승, 지난 시즌 준우승을 이끈 사비 알론소 감독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고, 후임으로 택한 텐 하흐 감독에게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기대는 단 2경기 만에 사라졌다.

텐 하흐 감독은 분노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일 "텐 하흐 감독이 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침묵을 깼다. 그는 레버쿠젠의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고 구단을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은 "레버쿠젠 수뇌부가 오늘 아침 내게 휴가(경질)를 준 건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리그 2경기 만에 감독을 자르는 건 전례가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번 여름 주요 핵심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새 팀을 만드는 건 시간과 신뢰가 필요한 과정이다. 새 감독에겐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이를 구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텐 하흐 감독은 "난 확신과 열정을 갖고 감독직을 수락했고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뇌부는 내게 시간과 신뢰를 주지 않았다. (이 팀에 온 게) 깊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감독 커리어 동안 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성공을 거뒀다. 날 믿어준 구단에 성공으로 보답한 것이다. 하지만 구단과 난 서로 신뢰하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거듭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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