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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직구는 폰세보다 위" 앤더슨 위력, 'MVP 후보'도 잠재우고 2년 연속 10승 쾌거 [인천 현장]

"솔직히 직구는 폰세보다 위" 앤더슨 위력, 'MVP 후보'도 잠재우고 2년 연속 10승 쾌거 [인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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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안호근 기자
SSG 앤더슨이 2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앤더슨이 2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솔직히 직구만 봤을 때는 앤더슨의 공이 더 위압감이 느껴진다."


리그 최고의 타자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이 인정한 최고의 구위. 올 시즌 최고의 투수로 손꼽히는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에도 결코 밀리지 않는 공을 지닌 드류 앤더슨(31·SSG 랜더스)이 팀 첫 10승 투수가 됐다.


앤더슨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6-1로 이기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앤더슨은 10승 6패, 평균자책점(ERA)도 2.12에서 2.11로 소폭 낮췄다.


지난달 2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39이닝 만에 200탈삼진을 돌파하며 역대 최소 이닝 200탈삼진 기록을 세운 앤더슨은 이날도 K 행진을 이어갔다. 투구수가 많아져 5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시즌 누적 214탈삼진을 기록했다. 코디 폰세(한화·220탈삼진)를 추격했다.


이닝 소화력이 다소 아쉽지만 9이닝당 탈삼진은 12.90개로 폰세(12.56)을 앞선다. 탈삼진을 잡아내는 능력만큼은 리그 최강 투수라는 걸 나타내주는 수치다.


앤더슨의 직구 최고 시속은 156㎞을 찍었다. 직구를 56구 던졌고 체인지업(15구)과 슬라이더(14구), 커브(10구)에 커터(1구)까지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가져갔다. 이 중에서도 힘 있는 직구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71.4%(40/56)에 달할 만큼 적극적으로 카운트 싸움에 나섰고 변화구로 타자들의 헛손질을 유도했다.


투구를 펼치는 앤더슨. /사진=SSG 랜더스 제공
투구를 펼치는 앤더슨. /사진=SSG 랜더스 제공

앞서 스타뉴스와 만난 송성문은 앤더슨과 폰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8일 폰세를 상대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날린 송성문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실투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폰세의 뛰어남을 이야기 하던 중 돌연 앤더슨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송성문은 "솔직히 직구만 봤을 때는 앤더슨의 공이 더 위압감이 느껴진다"며 "리그 최고의 투수 2명을 이야기하자면 폰세와 앤더슨"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시즌 성적만 놓고보면 폰세가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다. 운이 작용해야 하는 다승(16승 무패)을 차치하더라도 ERA 1.66, 220탈삼진에서도 앤더슨에 앞서 있다. 다승과 승률까지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앤더슨은 ERA와 탈삼진에서 나란히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닝에서도 2위인 폰세(157⅔이닝)와 달리 앤더슨(149⅓이닝)은 다소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앤더슨도 결코 만만치 않은 투수라는 걸 증명한 경기였다. 1회초 선두 타자 박주홍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한 앤더슨은 1사 2루에서 임지열에게 좌중월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며 아쉽게 시작했지만 2회부터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펼쳤다.


2회엔 체인지업, 슬라이더, 직구로 결정구를 바꿔가며 KKK로 이닝을 삭제했고 4회엔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5회엔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으나 박주홍을 삼진, 송성문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송성문의 말처럼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직구로 탈삼진 8개 중 4개를 잡아냈다. 하이 패스트볼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고 5회 김태진과 승부에선 한가운데 직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과감함도 보였다.


후반기 타율 0.389,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 7.51로 야수 1위에 올라 있는 최우수선수(MVP) 후보 송성문을 상대로도 과감히 승부를 펼쳤다. 1회엔 슬라이더로 3루수 뜬공을 유도한 앤더슨은 3회엔 1구를 몸쪽으로 붙이는 직구로 카운트를 잡았고 2구는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던 송성문은 3구 존 하단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삼진을 당했다.


앤더슨(왼쪽)이 승리 후 이숭용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앤더슨(왼쪽)이 승리 후 이숭용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5회엔 2사 1,2루 위기에서 송성문을 상대했는데 1구 한복판에 체인지업을 던져 카운트를 잡은 앤더슨은 2구 하이 패스트볼로 다시 한 번 0-2로 송성문을 몰고 갔다. 이후 3연속 유인구를 던졌으나 승부는 결국 풀카운트. 6구 몸쪽으로 붙이는 시속 153㎞ 직구를 뿌렸고 송성문은 결국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 포함 송성문은 앤더슨을 상대로 타율 0.200(15타수 3안타) 5삼진, 출루율 0.200, 장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0.533에 그쳤다. 반면 폰세에겐 타율 0.364(11타수 4안타) 2홈런 5삼진, 출루율 0.417, 장타율 0.909, OPS 1.326으로 천적 수준으로 강했다. 직구 한정이기는 하지만 앤더슨을 더 높게 평가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선발 앤더슨이 5이닝을 책임지며 시즌 10승을 거뒀고 뒤이어 나온 불펜투수들도 1이닝씩 맡아 흔들림 없는 피칭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앤더슨은 "10승을 앞두고 있는 건 알지 못했다. 경기 끝나고 알았다. 2년 연속 10승은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또 팀이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명준의 홈런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앤더슨은 "홈런이 나오는 건 언제나 기쁘다. 고명준이 홈런을 치고 들어올 때 직접 나가서 축하해주고 싶었다"며 "고명준은 나에게 정말 좋은 동료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훌륭한 타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4위 롯데 자이언츠, 5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는 0, 6위 KT 위즈와도 0.5경기 차에 불과한 3위였으나 이날 승리로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가 없었던 삼성이 4위가 됐는데 0.5경기 차, 패배한 5위 롯데, 6위 KT를 각각 1경기, 1.5경기 차로 따돌렸다.


앤더슨은 팬들에게 더 큰 응원을 당부했다. "평일에도 많은 팬들이 야구장에 찾아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순위 싸움이 치열한데 팀 승리를 이끌어서 더 기쁘다. 팬분들이 계속 응원해주시면 더 힘을 내서 가을야구까지 힘을 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앤더슨.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앤더슨.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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