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에 2경기 연속 퇴장 선수가 나왔다. 심지어 모두 논란의 여지가 없는 퇴장이었다.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를 추격해야 하는 시점에 자멸하는 분위기다. 다이렉트 승격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오히려 이제는 2위 자리 사수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0-1로 졌다. 전반 21분 만에 센터백 한호강이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몰렸고, 이 과정에서 허용한 페널티킥 실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 승점은 52(15승 7무 6패)로 1경기 덜 치른 인천(승점 62)과 격차를 10점으로 좁히는 데 그쳤다. 인천의 7일 부천FC전 결과에 따라 격차는 13점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한호강의 이른 퇴장이 치명타가 됐다. 페신의 침투패스를 받은 윤민호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수원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장면이었다. 발이 느린 한호강은 윤민호에게 자리를 빼앗긴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무리하게 손을 써 윤민호를 넘어뜨렸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까지 거쳐 퇴장까지 나왔다. 한호강이 상대의 명백한 득점 기회를 파울로 저지했다는 판정이었다. 결국 수원은 페신에게 페널티킥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승부를 뒤집기엔 힘에 부쳤다.


직전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퇴장이 나오면서 경기가 꼬였다. 수원은 지난달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전에서도 0-1로 뒤지던 후반 3분 조윤성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다. 상대(김정현)의 발목이 꺾일 만큼 거친 태클에 결국 레드카드가 나왔다. 당시 주심은 조윤성에게 경고를 줬지만, 비디오판독심판(VAR) 권고로 온 필드 리뷰를 거쳐 퇴장으로 정정했다. 그나마 수원은 상대 퇴장 이후 추가골을 실점해 0-2로 뒤지다 추가시간에만 2골을 넣으며 극적으로 승점 1을 챙겼다. 다만 이번 부산 원정에선 성남전과 같은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마지막 3라운드 로빈에 접어든 만큼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점, 오히려 수원은 두 경기 연속 퇴장 선수가 나오면서 자멸하고 있다. 더구나 성남전 조윤성의 태클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나온 무모한 태클이었고, 상대 공격수에게 허무하게 자리를 내준 뒤 결국 파울까지 저지른 한호강의 파울 장면도 아쉬움이 남았다. 판정 논란과는 거리가 먼 퇴장이다 보니 수원 선수단도, 팬들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번 시즌 수원은 무려 5차례나 퇴장 선수가 나왔다. 리그 최다다. K리그2 14개 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개 팀은 올 시즌 팀 퇴장이 1회거나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눈에 띄는 수치다. 더구나 수원은 최근 8경기 중 절반 경기에서 퇴장 선수가 나왔다. 그나마 일류첸코가 퇴장을 당했던 2경기에선 모두 승리하긴 했지만, 공교롭게도 일류첸코가 퇴장 징계로 빠진 그다음 경기에선 꼭 졌다.

시즌 내내 고공비행을 펼치던 선두 인천이 최근 5경기 2승 2무 1패로 비교적 주춤하고 있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수원 입장에선 더욱 뼈아픈 결과다. 선두 인천이 주춤하는 사이 추격의 불씨를 지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흐름이 좋지 못한 탓이다. 심지어 2경기 연속 퇴장으로 스스로 무너지고 있으니, K리그2 우승팀에만 주어지는 다이렉트 승격권 역시 서서히 인천으로 기울기 시작한 분위기다.
더구나 최근 흐름이라면 2위 자리마저 안심할 수 없다. K리그2 2위는 3~5위가 펼치는 K리그2 플레이오프(PO) 없이 곧바로 승강 PO로 향해 K리그1 11위 팀과 격돌한다. 3위 이하로 순위가 떨어지면 결국 K리그2 PO를 거쳐 살아남아야만 K리그1 10위 팀과 승강 PO를 벌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필이면 수원이 최근 4경기 연속 무승으로 주춤하는 사이 상위권 경쟁엔 그야말로 불이 붙었다. 나란히 1경기 덜 치른 3위 부천FC(승점 45)와 8위 김포FC(승점 40) 격차가 5점에 불과하다. 부산(승점 44)과 서울 이랜드(승점 43), 성남(승점 41) 등 5~7위 팀은 수원이 패배한 날 일제히 승점 3을 쌓았다. 수원이 흔들리는 사이 K리그2 PO 진출권을 바라보던 팀들의 목표 역시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수원의 승격 도전은 그만큼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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