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축구의 '골든보이'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이 필요할 때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내슈빌의 지오데스 파크에서 열린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선제실점을 기록한 한국은 후반 손흥민(LA FC), 오현규(KRC헹크)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역전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허용해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9월 A매치 일정을 1승1무로 마무리했다. 앞서 한국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미국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멕시코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살펴봐도 한국은 23위, 멕시코는 13위로 열세였다. 하지만 한국은 무승부를 얻었다. 이번 결과로 한국은 멕시코와 역대 전적 4승3무8패를 기록했다.
이강인은 팀 3-4-2-1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후반 30분 오현규의 추가골을 도와 어시스트를 기록, 제몫을 해냈다.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상대 압박에도 빈공간을 발견하고 곧바로 스루패스를 건넸다. 이어 좋은 찬스를 잡은 오현규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정확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최근 부진을 털어낸 한 방이었다. 올 시즌 초반이지만 이강인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부터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이강인. 출전시간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올 여름 기회를 위해 이적을 모색했으나 이마저도 풀리지 않았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풍부한 옵션을 위해 이강인과 관련된 제의를 거의 다 차단했다. 이강인도 이적에 실패했다.
그렇다고 이강인의 입지가 좋아진 건 아니었다. 변함없이 로테이션 멤버에 머무르고 있다. 올 시즌 이강인은 리그 2경기를 뛰었다. 리그 개막전은 선발, 2라운드는 교체 출전, 3라운드에선 아예 결장했다.
실전 감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강인은 지난 미국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이강인을 향해 일부 팬들이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PSG 소속이라고 해도 경기에 나서야 한다"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강인은 멕시코전에서 자신의 강점인 스루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 여전히 '믿을맨'임을 증명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패스성공률만 봐도 75%에 불과했고, 크로스 성공률은 단 16%였다. 크로스 6번을 시도해 1번만 연결됐다.
하지만 이강인의 장점은 뚜렷하다. 패스 한 방에 경기를 바꾸는 힘이 있다. 이날 이강인은 어시스트 외에도 볼터치 43회, 기회 창출 3회, 롱패스 성공률 100%(3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전반 20분에도 이강인은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로빙패스를 선보였다. 다만 오현규가 찬스를 놓쳤다. 이강인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반 0-1 리드를 빼앗긴 뒤에도 홍명보 감독은 이강인을 믿었다. 후반에도 투입했다. 이강인도 어시스트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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