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례적인 항의 성명서다. 일본 J리그 명문 비셀 고베가 핵심 선수의 퇴장에 분노했다.
비셀 고베는 11일 구단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열린 J리그 YBC 르방컵 8강 2차전에서 마테우스 툴레르가 전반 26분 퇴장을 당한 판정은 과도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시 툴레르는 전반 27분 만에 상대 선수에게 늦게 들어간 슬라이딩 태클로 심판에게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고베는 자체 영상을 통해 상황을 재검토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투렐이 태클을 늦게 들어간 것은 맞지만, 발바닥을 땅에 붙이며 상대를 가격하거나 밟는 상황을 피했다"며 "명백한 파울이 있었음에도 이를 퇴장으로 단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장면은 구단 내부의 인식과 판정 결과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심지어고베는 즉각 J리그 규율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규정에 따른 변명 절차를 통해 처분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규율위원회는 원심을 유지했고, 툴레르에게 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징계를 확정했다. 고베는 "2경기 출장 정지는 매우 무거운 처분이라고 생각한다. 유감스럽다"고 했다.

구단은 나아가 VAR(비디오판독) 제도가 도입된 상황에서 판정 근거를 선수와 팬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에서 "현대 축구에서 판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는 극히 중요하다. 판정 근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불신만 키운다"며 "축구의 매력을 높이려면 관중과 선수 모두가 판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구단이 공식 성명을 통해 판정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드문 일이다. 주심을 비롯해 VAR의 판정까지 정식적으로 항의할 정도로 불만이 극에 달한 듯하다.
특히 고베는 국제무대에서 드라마틱한 패배로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3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에서 광주FC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고베는 홈 1차전에서 2-0으로 완승한 뒤 원정 2차전에서 광주의 공세를 막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1·2차전 합계 2-3으로 탈락하며 시도민구단 최초로 ACLE 8강에 오른 광주에 희생양이 됐다.


고베는 전반 18분 박정인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후반 40분 아사니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하며 합계 스코어에서 따라잡혔고, 연장 후반 43분에는 아사니의 중거리 슛에 무너졌다.
당시 오사코 유야와 미야시로를 앞세운 공격진, 이와나미 타쿠야와 마테우스 툴레르가 버틴 수비진, 그리고 일본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사카이 다이쥬까지 총출동했음에도 힘없이 무너졌다. 골키퍼 마에카와 다이야의 선방도 광주의 파상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주전 탈락 이후 고베는 리그에서 한때 J리그 중하위권으로 떨어질 정도로 흔들렸지만, 최근에는 흐름을 되찾으며 J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번 사건 중심에 선 툴레르는 광주와 경기서 연장전까지 120분까지 뛰었던 고베의 핵심 수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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