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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망신' 황당한 행정 사고 촌극, 韓 축구 신뢰 어쩌나... 축구협회·광주FC FIFA 칼날 못 피했다

'국제 망신' 황당한 행정 사고 촌극, 韓 축구 신뢰 어쩌나... 축구협회·광주FC FIFA 칼날 못 피했다

발행 :

박건도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엠블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엠블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한축구협회(KFA)와 광주FC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행정적 부실과 관리 실패로 인한 이번 결정은 한국 축구에 불명예스러운 사례로 남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FIFA 징계위원회가 지난 13일(한국시간) 통보한 징계 내용을 공개했다. FIFA는 등록금지 징계를 준수하지 않은 KFA에 벌금 3만 스위스프랑(약 5250만 원)을 부과했고, 광주FC에는 향후 두 차례 등록기간 동안 신규 선수 등록 금지와 1만 스위스프랑(약 1750만 원)의 벌금을 내렸다.


FIFA는 '징계절차 개시(Opening of disciplinary proceedings)'라는 서한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와 광주FC가 FIFA의 등록금지 조치를 어긴 것이 명백하다"며 징계규정 제21조 '결정 불이행'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KFA에는 향후 1년간 유사한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 유예가 적용됐다. 광주FC 역시 2026년 상반기 정기 등록기간에는 신규 선수 등록이 금지되지만, 하반기 추가 등록기간부터는 가능하도록 조건부 유예가 내려졌다. 제재는 국내와 국제 모든 등록 절차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FC는 2023년 영입한 알바니아 출신 아사니의 연대금 미납으로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았다.


아사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사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광주FC는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올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10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이들 중 일부는 실제 공식 경기에 출전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뒤늦게 광주FC는 공식 채널을 통해 "연대기여금 미납과 관련한 모든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됐다. 해당 사안으로 부과된 모든 징계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고 통보받았다. 구단은 FIFA와 AFC,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성실히 소명해 본 사항을 신속히 매듭짓겠다"며 급한 불을 껐지만, 이미 일어난 행정 촌극을 무마하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게다가 광주FC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도 등록이 무효 처리될 수 있는 자원들을 활용했다. 이는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논란이 됐다. 일본 매체 '더월드'는 "광주가 ACLE에서 약진했으나 부정 선수 등록으로 추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며 "국제축구연맹에 연대기여금을 지불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광주FC를 상대했던 비셀 고베(일본)는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 고베는 지난 3월 ACLE 8강전에서 광주FC와 맞붙어 합계 2-3으로 탈락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광주FC가 몰수패 처리돼야 한다", "고베가 8강 상금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K리그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는 이어졌다. 광주FC와 맞붙었던 여러 구단이 무자격 선수 출전을 이유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했다. FIFA는 당시 "최종 판단은 KFA의 몫"이라며 "KFA가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유지하고 경기 결과에 제재가 없음을 각 구단에 통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행정적 해석일 뿐, 추가 징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못 박았다.


광주FC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FC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FA는 지난 5월 "광주의 선수들을 무자격으로 보기 어렵다"며 "리그 안정성을 위해 광주FC 경기 결과는 인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FIFA 사무국도 이 방침을 일단 인정했지만, 징계 절차 가능성은 열어뒀다. 결국 FIFA는 KFA와 광주FC 모두에 징계를 확정했다.


FIFA는 이번 징계 결정과 함께 "불복 시 통보일로부터 5일 내에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기한 내 항소가 없을 경우 징계는 최종 확정된다.


KFA는 "이번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업무 절차를 개선했고, 기술적 보완 작업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광주FC는 향후 두 시즌 동안 전력 보강에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황당하리 만한 행정 착오로 인해 FIFA의 공식 징계를 받은 역대급 사태다. 비단 KFA와 광주FC의 징계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계에 대한 신뢰 문제로도 직결될 만하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정효 광주FC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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