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왔던 슈퍼루키였지만, 기준에 벗어나는 순간 가차 없이 경기에서 빠졌다. 박준순(19·두산 베어스)을 향해 사령탑이 메시지를 전했다.
조성환(49) 두산 감독대행은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전날 박준순의 교체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박준순은 13일 NC전에서 6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한 타석만 선 후 바로 교체됐다. 원인은 수비였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최원준이 2루수 쪽 땅볼을 날렸는데, 박준순이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에러를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후 박건우 타석에서 2구째 최원준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김기연의 송구가 낮게 날아온 가운데,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박준순이 글러브를 덮으면서 이를 잡지 못했다. 공은 뒤로 빠졌고, 최원준은 3루까지 향했다.
그러자 두산 벤치는 곧바로 박준순을 빼고 오명진을 대수비로 넣었다. 두산 선발 최민석이 박건우에게 얕은 외야 플라이를 유도했고, 홈으로 들어오던 최원준이 중견수 정수빈의 좋은 송구에 걸려 아웃되면서 두산은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칫 아찔한 상황이 나올 뻔했다. 두산은 7회초 박계범의 적시타로 4-3 역전에 성공했지만, 7회말 박건우에게 결승 3점포를 맞아 4-6으로 졌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조성환 대행은 "타구 처리는 실수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베이스 커버에서 태그 플레이를 할 때 내 눈에는 집중력이 결여돼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름대로 참고 참아서 기준을 만들었는데, '나도 할 수 있다' 싶은 걸 못하면 과감한 판단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했다"고 말했다.
조 대행은 그러면서 "어제는 우리 팀에도 주는 메시지가 필요해서 이른 결정을 내렸다"고 교체 사유를 밝혔다.
덕수고 졸업 후 올 시즌 두산에 입단한 박준순은 1군 82경기에 나와 타율 0.300, OPS 0.725을 기록 중이다. 2루수와 3루수를 오가며 첫 해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조 대행은 박준순이 실책을 저지르고 라인업에서 빠져도 문책성 결정은 아니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렇다고 믿음을 거둬들인 건 아니다. 박준순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두산은 안재석(3루수)-박준순(2루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홍성호(1루수)-김인태(지명타자)-김기연(포수)-김동준(좌익수)-이유찬(유격수)-조수행(중견수)이 출격한다. 홍성호가 2016년 입단 후 처음으로 4번 타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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