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배구연맹(FIVB) 승인을 받지 못해 전면 취소됐다가 9시간 만에 취소가 번복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 프로배구 컵대회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FIVB의 조건부 승인 조건 등과 맞물려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려워진 현대캐피탈이 결국 대회 참가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15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FIVB가 내건 조건에 따르면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들었던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결국 정상적인 경기 운영 자체가 어려워졌다"면서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으니, 결국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현재 가용한 선수는 8명뿐이고, 아포짓 스파이커와 리베로는 아예 없다. 이미 지난 첫 경기 OK저축은행전에서는 미들 블로커 손찬홍이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을 맡았을 정도다. 외국인 선수는 물론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 선수도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결국 현대캐피탈은 내부 논의를 거쳐 이번 대회 참가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구단 관계자는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면) 팬들한테도 죄송한 경기가 될 수 있고, 상대팀에도 미안한 경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선수들 포지션도 바꿔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미리 준비가 안 된 만큼 부상 위험도 상당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결국 논의를 거쳐 어렵게 대회 참가 중단으로 어렵게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KOVO는 남자 프로배구 7개 구단과 초청팀 나콘랏차시마(태국)를 포함한 8개 구단이 참가하는 형태로 프로배구 컵대회 남자부 대회를 치를 예정이었다. 다만 FIVB가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이라는 이유로 대회 개최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상황이 꼬였다. 이미 대회 첫 경기가 끝난 이후 KOVO는 자체적으로 13일 자정을 시한으로 두고 FIVB의 최종 승인 회신을 기다렸다. KOVO는 이 대회를 이벤트성 대회라고 설명한 반면, FIVB는 정식 대회로 판단했다. 결국 이날 자정까지 회신을 받지 못한 KOVO는 남자부 대회 전면 취소를 발표했다.
그러나 14일 새벽 FIVB로부터 '조건부 승인' 회신을 받은 KOVO는 9시간 만에 대회 전면 취소 발표를 번복하고 대회 재개를 발표했다. FIVB는 다만 KOVO컵을 위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제한과 외국팀과 외국인 선수의 참가 불허, 예비 명단 포함 세계선수권대회 등록 선수 출전 불허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KOVO는 이를 전제로 남자부 대회를 다시 재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태국 초청팀 나콘랏차시마는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는 물론 예비 명단을 포함한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회 참가마저 불가능해지면서 선수단 가용 인원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외국인 선수 출전은 KOVO가 대회 준비 기간 내내 '출전이 가능하다'고 각 구단에 알렸다가 대회 전날에야 '출전 불가'를 갑작스레 통보하면서 각 팀의 컵대회 플랜이 한 차례 꼬여버린 뒤였다. 여기에 FIVB 제한으로 국가대표 예비 명단 선수마저 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 팀들이 나왔다. 현대캐피탈은 결국 대회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
당초 8개 팀이 참가할 예정이던 컵대회 남자부 대회는 결국 태국 나콘랏차시마, 현대캐피탈이 빠진 6개 팀 체제로 운영된다. A조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 KB손해보험이, B조는 대한항공과 우리카드, 한국전력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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