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들어 출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김혜성(26·LA 다저스). 그래도 구단 수뇌부는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다.
미국 매체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23일(한국시간) 데이브 로버츠 감독, 브랜든 고메스 단장 등 다저스 내부 인물들의 김혜성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전했다.
올 시즌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김혜성은 5월 초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23일 기준 66경기에 출전해 161타석을 소화한 그는 타율 0.283(152타수 43안타), 2홈런 15타점 18득점, 13도루(0실패), 출루율 0.319 장타율 0.375, OPS 0.694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만 해도 김혜성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타격이 약점으로 지적받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0.339의 타율과 2개의 홈런으로 이를 불식시켰다. 수비에서도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를 오가면서 빈자리를 채웠고, 빠른 발을 통해 많은 높은 도루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김혜성은 7월 말 어깨 혈액낭염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IL)으로 이동했고, 9월 컴백 후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볼티모어전에서는 단 한 타석 소화 후 대타로 교체됐다. 15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팀이 6경기를 치렀지만 김혜성은 한 게임도 나오지 못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 대해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게 불편해보인다. 바깥쪽으로 가는 공에 특히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김혜성의 수비를 좋아한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고, 그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반반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타격에서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볼에 배트가 나가고, 콘택트가 잘 되진 않는다.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수비력이나 다양한 재능, 그리고 빠른 발은 포스트시즌에서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메스 단장 역시 김혜성에 대해 '20-80 스케일(스카우트들의 채점 방식으로 최저 20점, 최고 80점)'을 언급하며 "뛰어난 운동선수로서 80점, 인간성에서 80점, 워크에식에서 80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혜성의 첫 시즌은) 실망스럽지 않았다. 스윙에서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뤘다. 그리고 높게 평가했던 수비와 주루가 더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고메스 단장은 "다재다능함이 보여지고, 향후 우수한 외야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도 있다고 본다"며 "타격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데, 가진 것과 워크에식을 생각하면 공격력에 대한 조정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메스 단장은 "이제 배트와 볼이 맞는 느낌을 어느 정도 찾은 것 같다"며 "반대쪽 그라운드로 번트를 대고 가면 상대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면서 김혜성의 장점을 언급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김혜성의 포스트시즌 합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다저스의 가을야구 26인 엔트리를 예상하면서 김혜성을 '유틸리티 플레이어/백업'에 넣었다. 그만큼 쓰임새가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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