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사이트 용어 논란' 임시현, SNS에 사과문 게시 "국가대표로서 말 조심하지 못했다"

한국 양궁 여자 리커브 국가대표 임시현(22·한국체대)이 과거 개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관련해 논란이 됐던 발언을 뒤늦게 사과했다.

임시현은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25 광주 세계선수권 대회 끝"이라는 말과 함께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이자 세계랭킹 1위 임시현은 지난 12일 마감한 '광주 2025 현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여자 리커브 부문에서 단체전 동메달만 추가한 채 대회를 마쳤다. 여자 개인전 8강에서는 초이루니사 디아난다(인도네시아)에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임시현은 "어떤 메달보다 값졌던 내 동메달"이라며 "조용히 모든 악플을 무시하면서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기는 정말 어려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합 바로 전, 과거에 했던 말실수가 구설에 오르게 되면서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우선 먼저 내 경솔했던 행동에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셨을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임시현이 말한 말실수는 지난 5월 그가 자신의 SNS 스토리에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올린 것이었다. 광복절 전후로 해당 발언이 뒤늦게 알려졌다. 임시현은 "논란이 커지고 바로 해명하고 싶었지만, 대한양궁협회와 상의 끝에 함께 대응하자는 의견이 조율돼 우선 기다렸다. 더 기다리면 안 될 것 같아 말씀드린다"면서 "지난 5월 22일에 내 새로운 활케이스를 자랑하고자 게시물을 올렸고 아무 의미 없이 사용했던 사투리가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주변 지인을 통해 실수했다는 것을 인지하였으며 바로 삭제 조치했다. 근데 그게 3개월 뒤인 8월 15일 광복절에 기사가 뜨고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바로 삭제했으니 크게 논란이 될 거라 생각 못 했다. 게시물을 올렸던 당시에 논란이 된 일도 아니었다. 누군가가 고의로 올린 기사에 대응할 가치도 못 느꼈다"고 설명했다.

극우 성향 사이트 유저라는 의혹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임시현은 "언제부터 국어사전에 등록된 사투리가 극우 커뮤니티 용어가 됐나?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라며 "나는 그냥 경상도 사투리를 따라 했을 뿐이고 새로 받은 활 케이스가 맘에 들어 덧붙인 말이었다. 의도한 바가 전혀 없었다는 말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사용했던 사투리가 누군가를 조롱할 때 쓰는 용어라고 하더라. 인과응보가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조롱할 생각도, 마음도, 그러고 있을 시간도 없다. 나는 국위 선양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논란 자체를 부른 것에 대해서는 재차 고개를 숙였다. 임시현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서 말을 조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바로 해명 글을 올리지 못해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혼란스럽고 답답해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기다려 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고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