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군체육부대(상무)를 다녀온 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투수들이 꽤 있다. 물론 그중에는 상무에서 충분한 휴식기를 보낸 뒤 프로 무대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상무를 이끌고 있는 박치왕(56) 감독은 이런 행태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으며 작심 발언을 했다.
상무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KT 퓨처스 팀과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5-10으로 패했다. 초대 챔피언 자리를 아쉽게 놓친 상무는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 감독은 "지난해 일부 투수들이 다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몇몇 선발이 빠지면서 나머지 중간 불펜 투수들이 혹사를 하게 되더라. 인원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군대라는 게 놀러 오는 곳은 아니지 않나. 여기는 유명 선수들의 쉼터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 다른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무는 지난해 몇몇 주축 투수들이 부상 혹은 수술 등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상무는 특정 시기에만 선수를 선발하기에 선수 충원이 프로 구단처럼 용이한 게 아니다. 결원이 발생할 경우, 그야말로 남은 인원 중에서 최대한 짜내야 한다.
박 감독은 "신뢰의 문제라 생각한다. 여기(상무)는 튼튼한 선수들이 와서 기량을 발전시키는 곳이지, 자신의 부상을 숨기고 들어와 개인만의 이익을 위해 쉬는 곳이 아니다. 그런 건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그런 부분을 법적으로 제도화해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평등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들어오고, 누구는 못 들어오게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구단이나 개인이 잘 판단해서 오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계속해서 박 감독은 투수와 야수의 태도에 있어서 차이점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이상하게 올해 유독 인터뷰를 하는 데 있어서 투수와 야수가 다르더라. 타자들은 상무에 들어와서 발전하고 뭔가 깨우침을 얻어나가겠다는 비전 있는 인터뷰를 한다. 반면에 투수들은 부상 없이 나간다고 하는 게 목표더라. 그런데 부상 없이 나갈 생각이라면 여기 오면 안 된다. 그러려면 전방에 가거나 공익근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게 부상 없이 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인드 자체도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투수들은 그런 측면에서 교육을 실시해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려 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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