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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65일 만에 '충격 경질'... 허망하게 끝난 '신태용호' 울산

부임 65일 만에 '충격 경질'... 허망하게 끝난 '신태용호'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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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 기자
'2025-26 ACL 참가 K리그 4개팀 미디어데이'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렸다. 울산 신태용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신태용(55)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지휘봉을 내려놨다. 지난 8월 부임 후 65일 만이다. 구단은 계약 해지로 발표했으나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라는 표현을 덧붙인 만큼 사실상 경질이다.


울산 구단은 9일 "신태용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면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울산과 신태용 감독은 짧은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울산은 지난 8월 김판곤 전 감독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신태용 감독과 연이어 결별하게 됐다.


울산 소방수로 부임 당시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렸고, 신태용 감독 역시도 자신감이 넘쳤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결별이다. 당시 울산은 K리그1 7위까지 순위가 떨어지자 결국 김판곤 감독과 결별하고, 국가대표 사령탑 출신인 신태용 감독을 선임해 화제가 됐다. 신 감독이 K리그 무대로 돌아온 건 13년 만이었다.


신태용 감독 역시도 자신감이 넘쳤다. 부임 당시 구단을 통해 "울산이 얼마나 호랑이답게 용맹스러운 팀인지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좋은 팀이기 때문에 반드시 반등할 것이라는 점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고, 신태용을 믿고 응원해 달라"고 했다.


울산 사령탑 부임 기자회견에서도 신태용 감독은 "선수단에게 (올 시즌) 우승은 힘들다고 냉정히 얘기했지만 2~3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한 골을 먹히면 두 골을 넣는 축구를 할 것이다. 갇혀있기보다는 재밌고 현대적인 축구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신태용 울산 HD 감독 부임 후 선임된 울산 코치진. /사진=울산 HD 제공

다만 부임 초기부터 잡음이 일었다. 김판곤 전 감독 계약 해지와 맞물려 기존 코치진이 대거 팀을 떠난 가운데,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선임된 코치진의 면면에 물음표가 잇따른 게 시작이었다.


김동기 코치의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팀장 이력은 외부의 비판적인 시선이 잇따랐고, 울산 팬들조차 그 이력을 우려했다. 또 'FC서울 원클럽맨' 출신인 고요한 코치가 "서울을 잠시 떠나려 하니 마음이 좋지는 않다. 소중한 경험을 쌓고 능력 있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여러분 앞에 서겠다"는 작별 인사를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밝힌 건 오히려 울산 팬들의 반감만 샀다. 무엇보다 새로 선임된 코치들의 부족한 경험들은 13년 만에 돌아온 신태용 감독의 K리그 공백기와 맞물려 불안요소로 꼽혔다.


그래도 신태용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제주 SK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듯 보였다. 이어 신 감독은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등 강행군을 이어온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휴가를 주는 등 분위기를 바꾸는 데 집중하려는 모습이었다. 전술이나 경기력을 넘어 선수단 내부 분위기 쇄신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분위기 전환 노력이 좀처럼 그라운드 위 결실로 이어지진 못했다. 데뷔전 승리 기세 역시 이어지지 못했다. 제주전 승리 이후 울산은 최근까지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의 늪에 다시 빠졌다. 시즌 도중 부임한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부진이 길게 이어지는데도 신태용 감독은 스리백 등 전술을 고수하는 등 이렇다 할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나마 ACLE 무대에선 지난해와 달리 선전을 이어갔으나 K리그 부진은 끊지 못했다.


울산 HD를 떠나는 신태용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지난달 28일 최하위 대구FC 원정에서조차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결국 강등권인 10위까지 순위가 내려앉았다. 10위는 시즌을 마친 뒤 K리그2 플레이오프(PO) 승리 팀과 승강 PO를 벌여야 하는 위치다. 지난해까지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던 울산이 불과 한 시즌 만에 마주한 현실이었다.


이 과정에서 신태용 감독의 리더십을 둘러싸고도 끊임없이 뒷말이 나왔다. 부임 초반 선수단에게 휴가를 주고, 훈련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던 노력과 별개로 선수단과 소통과 교감 등에서 무성한 이야기들이 돌았다. 최근 ACLE 기자회견에선 언급한 '선수단 물갈이' 표현은 선수단 안팎에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미 김판곤 감독과 결별했던 울산 구단은 결국 한 시즌 두 번째 감독 결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파이널 B그룹(하위 스플릿) 포함 단 6경기만 남겨둔 상황이지만 신태용 감독 체제의 유지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부임 후 공식전 2승 4무 4패, K리그 성적은 1승 3무 4패라는 초라한 성적에 끊이지 않는 잡음이 그 배경에 깔렸다. 결국 1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신태용 감독의 울산 감독 여정은 불과 65일 만에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울산 구단은 신태용 감독과 함께 김광국 대표이사도 퇴진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는 앞서 김판곤 감독이 떠날 당시에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엔 구단 안정과 성적 반등을 위해 계속 구단 경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에도 성적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책임을 지고 함께 물러나기로 했다. 울산은 당분간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가 감독대행 역할로 팀을 지휘한다. 구단은 빠르게 후임 감독을 물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울산 HD를 떠나는 신태용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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