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사령탑 선임이 임박한 두산 베어스가 대거 선수단 정리 작업에 나섰다.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비롯해 총 11명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두산은 지난 13일 "선수 11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투수 이승진(30), 남호(25), 박민제(25 두산 육성선수), 박연준(25 육성선수), 조제영(20 두산 2차 4라운드 39순위), 연서준(25 두산 10라운드 96순위), 최세창(20 두산 2차 3라운드 29순위)과 내야수 이민석(22 두산 육성선수), 김민호(25 두산 육성선수), 외야수 강동형(22 두산 2차 7라운드 69순위), 강현구(21 두산 2차 3라운드 30순위) 등 총 11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고 부연했다.
많은 선수가 1군 무대에 데뷔조차 하지 못하고 끝내 유니폼을 벗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두산의 방출 명단에서 눈에 띄는 건 트레이드를 통해 신중하게 영입했는데 정착하지 못하고 탈락한 2명이다.
먼저 우완 투수 이승진이 방출의 아픔을 겪게 됐다. 수원신곡초-매송중-야탑고를 졸업한 이승진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전신)의 2차 7라운드 73순위로 지명을 받아 2016년 상무를 통해 입단했다. 2018년 SK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데뷔한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2020년 5월이었다.
당시 두산은 SK에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25)를 내주는 대신 SK로부터 이승진과 포수 권기영을 영입하는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두산은 "이승진은 선발, 롱릴리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1995년생으로 1군 경험이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 미래를 내다본 트레이드다"고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이승진은 2020시즌 33경기 51⅓이닝, 2021시즌 47경기 48⅓이닝, 2022시즌 35경기 31⅓이닝을 각각 소화하면서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듯했다. 그러나 2023시즌 1군 출전이 1경기로 줄어버린 그는 더 이상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4시즌에는 퓨처스리그 2경기 출장에 그쳤고, 2025시즌에는 퓨처스리그 13경기를 소화했다. 이승진의 1군 통산 성적은 167경기에 출장해 6승 10패 2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은 5.34.
이승진뿐만 아니라,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의 일원이 된 또 한 명의 투수도 방출이라는 현실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21년 '한 지붕 라이벌'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좌완 남호가 방출 통보를 받은 것이다.


남호는 연천초-수원북중-유신고를 졸업한 남호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전체 45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아 이듬해인 2020년 입단했다. 입단하자마자 6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93을 찍었다.
그런 남호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2021시즌 시범경기가 한창이던 3월이었다. 당시 두산은 LG에 함덕주와 채지선을 보내는 대신, 양석환과 남호를 받는 2: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남호를 영입한 건 당장보다 미래를 내다본 두산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남호는 2021시즌 5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0.13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2021시즌을 끝으로 더 이상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남호.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다. 올 시즌에는 퓨처스리그 5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0.25를 마크했다.
올해 정규 시즌을 9위로 마친 두산은 내년 시즌을 위해 다시 뛰고 있다. 당장 주전급 선수들이 일부 포함된 가운데,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에서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사령탑 선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 조성환 감독대행을 포함해 후보자들과 심층 면담을 진행한다. 이르면 플레이오프에 돌입하기 전에 발표가 나올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사령탑이 공석이지만, 그래도 두산은 매년 해왔던 일을 미루지 않고 있다. 이번 선수단 방출 작업도 마찬가지. 2026시즌 신인들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규모와 비슷한 수의 방출을 피할 수 없었다. 다음 사령탑 선임과 무관하게 구단 차원에서 진행한 작업이었다. 이제 두산은 새 사령탑 선임 사실을 발표한 뒤, 마무리 캠프부터 지휘봉을 맡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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