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FC '흥부 듀오'의 호흡이 다시 빛날 때가 왔다. 손흥민(33)이 드니 부앙가(31)의 득점왕 등극을 돕는다.
LA FC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커머스 시티의 딕스 스포팅 구즈 파크에서 콜로라도 래피즈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LA FC는 승점 59(17승8무8패)로 서부 콘퍼런스 3위에 자리했다. 1위가 벤쿠버 화이트캡스(승점 59), 2위는 샌디에이고 FC(승점 60)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2위에 오를 수 있고 4위로 쳐질 수도 있다. 다만 MLS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최종 챔피언을 가리는데 LA FC는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한 상태다.
LA FC는 A매치기간 동안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 없이 2경기를 치렀다. 토론토 FC에 2-0으로 승리했지만 오스틴FC에는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0-1로 패하며 역전 우승의 꿈이 무산됐다.
최종전에서 부앙가가 득점왕에 오를지 관심사다. 현재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26골로 득점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부앙가가 24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부앙가가 가봉 대표팀으로 차출된 사이 메시가 지난 12일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전에서 2골을 넣어 선두로 치고 나갔다.
MLS 사무국도 득점왕 경쟁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MLS는 "손흥민이 LA로 오면서 팬들이 손흥민과 부앙가의 쇼를 보는 것이 약속처럼 됐다. 둘은 위협적인 공격 호흡을 보이며 최근 LA FC의 20골 중 18골을 합작했다. 특히 LA FC는 한국의 아이콘인 손흥민이 오면서 단 2경기만 패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부앙가가 메시와 공동 득점왕이 되려면 최소 2골을 넣어야 한다. 손흥민이 짝꿍을 위해 골을 양보하거나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MLS는 "콜로라도 고지에서 경기하는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손흥민과 부앙가 모두 A매치 기간에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LA FC로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8경기에서 8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9월에는 해트트릭을 포함에 7골(2도움)을 몰아쳤다. 부앙가는 팀에 새로 합류한 손흥민과도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른 공간이 만들어지고, 연계 플레이도 이뤄지며 팀 득점 찬스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손흥민과 부앙가가 서로를 생각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도 팬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8일 솔트레이크 원정에서 부앙가는 구단 최다골 기록 경신을 앞둔 상황에서 욕심내지 않고 손흥민에게 패스해 해트트릭을 도왔다.
당시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한 손흥민이 MLS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는데 부앙가가 손흥민의 3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부앙가가 충분히 슈팅할만한 상황이었지만 왼편의 손흥민에게 패스해 골 기회를 만들어줬고 손흥민이 마무리했다. 이 양보는 행운 돼 부앙가에게 돌아갔다. 후반 43분 부앙가의 골이 터지며 구단 역대 최다골(94골) 신기록을 쓴 것이다.

경기 중계 해설자는 당시 "이타적인 부앙가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부앙가가 마치 손흥민에게 '지난주에 내가 해트트릭 했으니 이번엔 네 차례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한 완벽한 패스였다. 직접 마무리할 수 있어도 동료를 위해 볼을 양보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손흥민이 반대로 부앙가에게 골 기회를 양보했다. 지난달 28일 세인트루이스 시티전에서 페널티킥 상황이 나왔다. 리오넬 메시와 득점왕 경쟁 중인 부앙가를 향해 손흥민이 '네가 차는 게 맞다'라며 키커를 양보했다. 비록 비디오 판독(VAR) 판정 후 페널티킥은 취소됐지만 둘의 배려가 빛난 장면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앙가는 "쏘니가 '네가 메시를 역전해 득점왕이 돼야 한다'고 말해줬다. 정말 멋진 동료다"라고 전했다.
현지에서도 둘의 호흡을 연일 호평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 '디 애슬레틱'도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와 환상적인 호흡을 펼치고 있다. 한국 공격수 손흥민은 지난 8월 토트넘에서 LAFC로 이적한 뒤 8경기에서 8골을 기록했고, 가봉 대표팀 부앙가와 콤비는 MLS 수비진에겐 너무나 힘든 상대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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