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이런 선수는 없었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괴물 같은 이도류 활약으로 다저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오타니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선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호투하고 타석에선 3홈런을 날려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NLCS에서 밀워키 원정 2승, 홈에서 2승을 쓸어담은 다저스는 4연승으로 일찌감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팀 9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나선다.
오타니로 시작해 오타니로 끝났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1회초 브라이스 투랑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잭슨 츄리오를 시작으로 크리스티안 옐리치, 윌리엄 콘트레라스를 KKK로 돌려세웠다. 츄리오와 옐리치에겐 시속 100마일(161㎞)이 넘는 강속구로, 콘트레라스는 주무기 스위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숨을 돌릴 틈도 없이 1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나선 오타니는 호세 퀸타나와 6구 승부 끝에 시속 79.2마일(127.5㎞) 몸쪽 낮은 슬러브를 걷어 올렸다. 타구는 무려 시속 116.5마일(187.5㎞)로 빠르게 비행해 비거리 135.9m 우월 선제 솔로포가 됐다.
기세를 탄 다저스 타선은 무키 베츠와 윌 스미스의 연속 안타에 이어 토미 에드먼의 1타점 적시타로 1점, 1사 1,3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땅볼 타구 때 1점을 보태 3-0으로 달아났다.
타선의 활약 속에 숨을 돌린 오타니는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고 3회엔 블레이크 퍼킨스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조이 오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투랑의 좌익수 뜬공 때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재빠른 송구로 1루를 떠났던 주자까지 더블 아웃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4회에도 선두 타자 츄리오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흔들림이 없었다. 옐리치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콘트레라스와 제이크 바우어스에게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3점 차로는 부족했을까. 4회 또 한 번 대포를 날렸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나선 오타니는 바뀐 투수 채드 패트릭의 시속 89.3마일(143.7㎞) 몸쪽 낮은 커터를 공략했다. 몸쪽으로 꺾여들어와 존을 벗어난 공이었지만 오타니의 방망이는 다시 한 번 강하게 돌았고 타구는 이번에도 116.9마일(188.1㎞)의 엄청난 속도로 출발해 비거리 142.9m짜리 대형 홈런이 됐다. 타구는 다저스타디움 좌중간 관중석 상단에 꽂혔다.
5회도, 6회에도 오타니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에도 등판한 오타니는 선두 타자 옐리치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콘트레라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 상황. 다저스는 투수 교체를 택했다. 알렉스 베시아가 오타니를 대신해 등판해 앤드류 본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살 프렐릭을 병살타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위기를 지워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오타니가 누구도 불가능한 역사를 썼다. 7회말 다시 타석에 나선 오타니는 트레버 메길을 상대로도 아치를 그렸다. 이번엔 시속 98.9마일(159.2㎞)의 빠른 공이었으나 오타니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시속 113.6(182.8㎞)로 빠르게 뻗어갔고 중앙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의 솔로포가 됐다.
밀워키의 숨통을 끊어놓는 한 방이었고 8회초 등판한 블레이크 테넨을 상대로 밀워키가 한 점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9회 사사키 로키가 등판해 경기를 매조졌다.
오타니는 투수로 6이닝 동안 100구를 던져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고 타석에선 3타수 3안타, 3개의 홈런을 날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저스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친 건 오타니가 처음이었고 MLB를 통틀어도 투수가 타석에서 1회 선두 타자로 홈런을 날린 건 최초였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상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날 앞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승리를 거둬 3승 2패로 앞서 있다. 먼저 4승을 챙긴 팀은 다저스와 월드시리즈에서 격돌한다.
한편 다저스의 김혜성(26)은 이날 선발에서 제외된 후 벤치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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