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만(49)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리더십이 그야말로 선수들을 깨웠다. 한화 이글스 상대로 4점 차로 뒤지고 있던 6회초 미팅을 소집한 자리에서 박진만 감독의 발언에 선수들이 감명을 받았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졌다.
삼성은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7-4로 이겼다. 0-4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6회말 4-4 동점을 만들었고 7회말 3점을 추가해 경기를 잡아냈다. 1승 2패로 시리즈 탈락의 위기에서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 삼성과 한화는 오는 24일 대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치른다.
삼성 입장에서는 극적인 경기였다. 원태인이 역투를 펼쳤지만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4실점의 아쉬운 결과로 끌려갔다. 하지만 6회말 구자욱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김영웅의 동점 3점 홈런이 나왔다. 7회말에도 김영웅은 1사 1, 2루 상황에서 한화 한승혁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로 7-4를 만들었다. 삼성은 이호성과 김재윤으로 경기를 그대로 매조졌다.
여기에는 박진만의 진짜 리더십이 있다는 증언이 선수들의 입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먼저 삼성 '주장' 구자욱(32)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감독님께서 6회초에 선수들을 모두 모아 미팅을 개최했다. 그 자리에서 선수들은 너무 잘하고 있다. 우리 남은 4이닝 웃으면서 해보자. 너무 잘해줬고, 대견하다고 해주셨다. 선수들이 거기서 큰 울림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리드오프' 김지찬 역시 "감독님께서 너무 쳐지지 말고, 지금까지 잘해왔으니까 웃으면서 하자고 하셨다. 그 이후로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조차도 타석에 재밌게 들어갔던 것 같다. 덕분에 과감하게 할 수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연타석 스리런포'의 주인공인 김영웅 역시 방송사 인터뷰에서 "아까 감독님께서 0-4일 때 선수들을 불러서 모았다. 너무 편하게 말씀을 해주셨다. 기죽지 말고 편하게 타석에 들어가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이 더 재밌게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리더' 박진만 감독은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다그치기보다 오히려 부담을 내려주기 위해 애썼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갖춰야 할 좋은 덕목이다. 위기 상황에서 더욱 구성원들의 눈치를 보게 하는 험악한 리더와는 그야말로 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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