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의 기적' 만든 삼성, 박진만 감독 거취는 어떻게... 2년 연속 PS→'재계약 선물' 안겨주나
한동안 암흑기에 빠졌던 팀을 리빌딩에 성공하며 가을야구로 보냈다. 박진만(49)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내년에도 대구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삼성은 24일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2-11로 패배,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탈락하면서 2025시즌의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시즌 삼성은 롤러코스터 같은 해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상승 기조 속에 마무리에 성공했다. 4월을 6할 승률로 마치며 2위에 올랐던 삼성은 5월 8연패에 빠지며 8위로 내려갔다가, 6월에는 7연승을 거두며 3위로 올라왔다. 전반기 막판 부상자 속출로 5할 승률이 무너진 채 후반기를 시작했고, 8월 중순 5연패에 빠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13.7%(8월 14일, KBO PS Odds 기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위와 5경기 차 8위이던 이 시점부터 삼성의 반전이 시작됐다. 8월 중순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에서 2승 1무를 거뒀고, 이를 포함해 11경기에서 9승 1패 1무를 거두면서 단숨에 중위권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9월에도 순항하면서 결국 4위를 확정하고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약점이었던 불펜에서는 클로저 김재윤이 구위를 회복했고, 신인 배찬승도 발전했다. 타선에서는 2년 차 외국인 르윈 디아즈가 역대 최초 50홈런-15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고, 구자욱도 골든글러브급 페이스를 보여줬다.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었던 김성윤을 비롯해 김영웅, 이재현 등 젊은 선수들도 후반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가을야구 여정은 더욱 아름다웠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차전을 패배해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2차전을 3-0으로 잡으며 승리했다. 이어 3위 SSG 랜더스를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 1패로 업셋하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와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지만, 상대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두 번이나 나오게 한 점은 소득이었다.
이제 삼성은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바로 박진만 감독의 재계약 여부다. 박 감독은 2023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3년 최대 12억 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000만원, 옵션 연간 5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했는데, 어느덧 계약기간이 마무리된 것이다.
박 감독은 2022년 13연패에 빠졌던 팀에서 허삼영 감독(현 KBO 경기운영위원)이 자진사퇴한 후 임시 지휘봉을 잡아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뒀다. 2023시즌에는 8위에 그쳤지만, 지난해 승률 0.549로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했다. 올해까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왕조'가 끝난 2015년 이후 삼성은 2023년까지 8년 동안 단 한 시즌(2021년) 가을야구에 올랐다. 그런 삼성이 이종열(53) 단장과 박 감독의 부임 후 암흑기를 끊었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였던 선수 시절을 증명하듯 수비에서 개선을 이뤄내면서 최근 3년 동안 최소 실책 순위가 각각 3, 1, 2위에 위치했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십분 활용,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61개), 타율 2위(0.271), OPS 1위(0.780)의 강타선을 만들었다. 여기에 필요할 때 미팅을 통해 선수단을 다잡은 것도 컸다.

최근 2시즌의 성적과 올해 포스트시즌 모습을 본다면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삼성 내부의 평가는 갈릴 수도 있다. 이에 박 감독과 동행 여부는 안갯속에 빠졌다.
현재 2026시즌 감독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팀은 삼성과 LG 트윈스다. 두산(김원형)과 키움(설종진)은 신임 감독이 부임했고, 이숭용 SSG 감독은 시즌 막판 연장계약에 성공했다. 나머지 감독들은 내년까지는 계약기간이 남았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야구계 중론이다.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 종료 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시즌 끝까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마지막은 아쉽게 끝났지만 이 계기로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칭찬했다. 이어 다음 시즌에 대한 질문에 "내년 구상을 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선수들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어서 쉬어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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