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이 이대로 물거품이 되는 것일까. 한화 이글스가 1~2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한화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서 LG 트윈스에 5-13으로 완패했다.
전날(26일)에 이어 모든 면에서 밀린 경기였다. 선발부터 무너졌다. 류현진은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개인 포스트시즌 1경기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한 이닝에만 무려 5실점 하면서 신인 시절인 2006년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6938일 만의 등판이 악몽으로 끝났다.
불펜은 이날도 LG 강타선에 두들겨 맞았다. 김종수(⅔이닝 3실점)-김범수(⅓이닝 무실점)-박상원(1이닝 무실점)-주현상(1이닝 무실점)-윤산흠(1이닝 1실점)-정우주(1이닝 2실점)으로 5이닝 동안 6점을 내줬다. 총 6안타의 타선도 무기력하긴 마찬가지였다. 1회초 문현빈과 노시환이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이 마지막이었다.
잠실 원정에서 2연패를 안고 돌아가는 한화는 대전에서 불가능에 도전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으로 시작한 팀은 21개 팀이었다. 그들 중 19개 팀이 최종 우승까지 해냈다.
반대로 90.5의 확률을 뒤집은 팀이 두 번 있었다.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2013년 삼성 라이온즈다. 2007년 당시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SK는 김경문 감독의 두산에 2경기 모두 내줬으나, 내리 4경기를 잡아냈다. 2013년 류중일 감독의 삼성 역시 김진욱 감독의 두산에 2경기를 내줬지만, 3차전을 잡고 5차전부터 7차전까지 내리 3연승을 달리면서 왕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두 번의 사례에서도 하위 팀이 뒤집은 경우는 없었다. 2007년 SK와 2013년 삼성 모두 정규시즌 1위 팀이었고, 두산은 2007년 2위, 2013년 4위로 끝내 업셋은 하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기본적으로 정규시즌 1위팀과 아닌 팀의 전력 차다. 여기에 정규시즌 몇 경기에 맞먹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고 온 하위팀들의 체력 저하는 장기전으로 갈수록 1위팀에 여유를 안겼다.
하지만 한화에도 희망은 있다. 올해 한화는 좌석 점유율 99.26%에 달하는 압도적인 홈팬들을 등에 업고, 정규시즌 44승 2무 27패(승률 0.620)로 홈 승률 1위를 기록했다. 또한 3, 4차전 선발 투수도 정규시즌 33승을 합작한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여서 손주영-요니 치리노스가 나설 LG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한화는 모두가 저평가하는 가운데서도 기어코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치고 18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하루 재정비를 마친 한화가 홈에서 반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지 모든 야구팬의 시선이 대전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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