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까지만 해도 LA 다저스 불펜의 핵심이었던 블레이크 트레이넨(37)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현지에서는 아예 경기에 넣지 말라는 아우성도 나오고 있다.
트레이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팀이 1-4로 뒤지던 7회말 2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다저스는 2회말 키케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3회초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1-2로 역전당했다. 그래도 오타니가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접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전날 연장 18회까지 가면서 투수 10명을 소모한 다저스는 오타니를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미 90구를 던진 오타니는 달튼 바쇼의 안타에 이어 어니 클레멘트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다저스는 좌완 앤서니 반다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적시타와 타이 프랑스의 내야 땅볼로 스코어는 1-4까지 벌어졌다. 게레로를 고의4구로 거른 후, 다저스는 우완 트레이넨으로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불은 더욱 타올랐다. 보 비솃에게 던진 몸쪽 스위퍼가 통타당하면서 좌익수 키를 넘가는 안타를 맞았다. 너무 잘 맞아서 타자 주자는 1루에 멈췄지만,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어 에디슨 바저에게도 초구 바깥쪽 싱커를 던졌으나 내야를 통과하는 좌중간 안타를 맞아 스코어는 1-6이 됐다.

이날 트레이넨은 3타자를 상대하며 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본인의 자책점은 하나도 없지만, 추격이 가능해보였던 점수 차를 벌어지게 만들면서 경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결국 다저스는 9회말에야 한 점을 올렸지만, 2-6으로 패배하면서 시리즈 전적도 2승 2패 원점이 됐다.
이 게임을 포함해 트레이넨은 올해 가을야구에서 9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 중이다. 4⅓이닝을 던지면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무려 2.77이나 된다. 1이닝당 3명에 가까운 주자를 내보내는 셈이다. 특히 월드시리즈 들어서는 9명의 타자 중 무려 6명이나 출루시켰다.
미국 매체 NBC에서 LA 지역 스포츠를 다루는 마이클 J. 두아르테는 이 기록을 언급하면서 "제발. 그를. 경기에. 넣지. 마("Stop. Putting. Him. In. The. Game")"라고 말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트레이넨의 투구가 최악이었다는 뜻이다.
한때 트레이넨은 리그 최고의 불펜이었다. 시속 100마일을 넘기는 움직임 좋은 싱커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히 201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절에는 9승 2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0.78, 80⅓이닝 100탈삼진의 성적으로 구원투수임에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6위에 올랐다. 2020년 다저스 이적 첫 해에는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2년 어깨 수술을 받은 후 2년 동안 단 5경기 등판에 그쳤던 트레이넨은 지난 시즌 돌아와 7승 3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93으로 부활을 알렸다. 그러나 올해는 32경기에서 2승 7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에 빠졌다. 여기에 가을야구에서도 주춤하면서 악몽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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