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차이가 시리즈 성패를 좌우했다. 그 중에서도 커다란 나비 효과를 일으킨 건 수비였다.
LG 트윈스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4-1로 이겼다.
LG는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2023년, 그리고 2025년 다시 한 번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2020년대 이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건 LG가 유일하다. 염경엽 감독 체제에서 만든 확실한 강팀의 위상을 확인한 시리즈였다.
이날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는 불안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쳤지만 2회 1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3회에도 무사 1,2루 위기에서 문현빈이 번트를 시도했는데 3루수 구본혁이 일부러 포구하지 않으며 파울을 유도했다. 2스트라이크가 됐고 사실상 번트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문현빈에게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부담을 덜어낸 톨허스트는 노시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4회엔 1사에서 하주석의 강습 땅볼 타구를 1루수 문보경이 몸을 날려 걷어냈고 박해민은 머리 뒤로 뻗어가는 최재훈의 큼지막한 타구를 빠른 발로 쫓아가 깔끔하게 잡아냈다.

이외에도 이번 시리즈 LG의 수비는 번번이 한화를 괴롭혔다. 지난 29일 3차전에선 오지환이 1사 1,2루에서 이도윤의 평범한 뜬공 타구를 일부러 떨어뜨렸고 2루에 송구해 1루 주자를 포스아웃시켰고 2루 주자도 런다운 끝에 아웃시키며 위기를 지워냈다.
당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심판진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지만 경기 후 "오지환 선수가 경험이 많아 잘한 플레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1차전에서 박해민은 문현빈의 좌중간 홈런성 타구를 담장 앞에서 점프캐치로 낚아채며 문현빈을 좌절케 만들기도 했다.
반면 한화 수비는 중요한 순간마다 흔들렸다. 노시환이 1,2차전 연속으로 치명적 실책을 범했고 이날도 5회초 1사 1루에서 오지환의 번트 타구 때 김종수가 1루에 악송구를 범하며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도 볼 수 있다. 올 시즌 최소 실책 팀은 한화(86개)로 3위 LG(92개)에 우위를 보였으나 결국 큰 무대 경험이 많은 LG는 그 안정감을 한국시리즈에서도 뽐냈고 이는 LG의 강점이 됐다. 반면 한화는 최대 강점이었던 선발진마저도 큰 무대에서 흔들렸고 수비에서도 이를 상쇄하지 못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