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인 2세'로, 한때 아버지와 한솥밥을 먹었던 강태경(24·NC 다이노스). 병역 이행과 부상으로 4년간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강태경은 지난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울산-KBO Fall League 준결승에서 NC의 선발투수로 등판, 4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압권은 2회였다. 수비진의 실수로 강태경은 무사 2, 3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서영준을 루킹 삼진 처리하더니 우정안도 변화구를 통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절묘한 제구로 이한림까지 루킹 삼진으로 잡으면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위기를 넘긴 후 강태경은 5회 김민규에게 마운드를 넘겨줄 때까지 실점 없이 호투했다. 팀도 4-0으로 승리하면서 2년 연속 가을리그 결승에 진출, 롯데 자이언츠와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1일 열린 결승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강태경은 "중요한 경기였는데 최대한 편하게 타자 상대하는 것만 집중하려고 하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변화구 제구도 잘 됐고, 포수 (신)민우와 볼 배합도 잘 맞았다"며 "타자가 생각하는 반대로 잘 가면서 삼진이 많이 나왔다"고 얘기했다.
경기가 계속 0-0으로 이어지면서 긴장될 법도 했지만, 강태경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한 타자, 한 타자 생각하고 들어갔다"며 "순간순간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이닝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2회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타자 승부하는 데만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날 게임을 포함해 강태경은 가을리그 3경기에서 12이닝 7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미스터 제로'가 됐다. "컨디션이 좋다"고 전한 그는 "변화구와 직구 로케이션이 전체적으로 잘 되고 있다. 그 장점을 가지고 마무리훈련에서도 더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NC에 입단한 강태경은 강인권 전 NC 감독(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코치)의 차남이다. 입단 이듬해인 2021년 1군 무대에 데뷔,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했는데, 데뷔전이었던 그해 8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후 당시 수석코치였던 부친과 포옹하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듬해 시즌 준비 과정에서 대상포진과 코로나19가 겹쳤고, 결국 그해 여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한 후 2024년 팀에 복귀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광배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퓨처스리그 7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9.82를 기록했다.
지난 4년의 시간을 돌아본 강태경은 "내 생각대로 잘 안 됐다. 고민도 많았던 시기였는데 최대한 버티면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여름을 돌아보며 "제구가 안 됐던 게 길어졌는데, 투수를 하면서 처음 겪어본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경기 전 명상과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편안한 상태로 시합에 나가면서 자연스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프로 입단 후 지도자와 선수로 만났던 부친 강 코치를 이제 부자 관계로만 만나게 된 강태경. 그는 "아버지는 안 좋았을 때도 '최대한 편하게 던져라.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보다는 못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해라'라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제 내년 3월 WBC로 향하는 아버지를 향해 강태경은 "국가대표 코치를 처음 하셨는데, 대한민국도 좋은 성적으로 WBC를 잘 했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전했다.
아버지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야구 인생도 중요하다. 강태경은 "마무리훈련부터 비시즌 준비를 평소보다 더 힘들게 해볼 생각이다"라며 "훈련 강도를 높여서 내년에 무조건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