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우승 주역 김진성(40)이 먼 길을 달려온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LG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를 개최했다. 10월의 마지막 날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해낸 202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팬들과 홈구장에서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올해 154만 2458명(리그 2위)의 홈 관중을 동원한 인기 팀답게 축승회 행사조차 암표가 성행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1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예매는 오픈 5분 만에 2만 1500석이 모두 팔렸고, 현장 판매분 500석까지 포함해 오후 5시 22분 2만 2000석이 완판됐다. 수수료를 제외하면 무료인 입장권은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3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표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 탓에 잠실야구장에는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대는 팬들이 많았다. 하필 입장 무렵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음에도 팬들은 좀처럼 잠실야구장을 떠나지 못했다.
그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랜 선수들이 있었다. 본래 계획엔 없었지만, 외국인 선수 포함 선수단 전원이 응원 타월을 입장 게이트에서 나눠주는 이벤트가 진행된 것. 주장 박해민의 건의로 진행된 이 행사는 현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입장하지 못한 팬들도 먼발치에서나마 선수들을 보며 축하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김진성이었다. 김진성은 올해 정규시즌 78경기 6승 4패 3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 한국시리즈 4경기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우승 주역이었다.
덕분에 3루 쪽 입장 게이트에서는 김진성을 향한 뜨거운 사진 촬영 경쟁이 이어졌다. 함께 자리한 장현식, 유영찬, 손주영, 함덕주는 "저기에 김진성 있어요"라고 팬들을 몰아주면서 우승 주역을 한껏 추켜세웠다.
자신에게 끝없이 몰려오는 팬들을 맞이하면서도, 입장 게이트 바리케이드 너머 선수들을 바라보는 팬들이 계속 신경 쓰인 김진성이다. 김진성은 그들에게 직접 다가가 발만 동동하는 사연을 물었다. 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말에 안타까워한 김진성은 응원 타월을 한 명, 한 명 나눠주면서 그들의 사진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응답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팬들의 "고생하셨어요", "우승 축하해요", "고맙습니다"라는 말에는 "제가 더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입장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김진성은 "(함)덕주랑 (장)현식이가 워낙 재미있는 친구들이라 모여 있으면 시끄럽다"라며 "한쪽에 팬들이 몰려서 내 쪽으로도 오시게끔 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팬들로부터 고생하셨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은 것 같다. 사실 2년 전 한국시리즈 때는 다쳐서 이 몸으로 몇 경기나 버틸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픈 데 없이 건강하게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막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한 경기 빼고 다 나가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관계자가 은퇴를 예상했던 4년 전 그를 데려오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한 LG였기에 구단과 팬들을 향한 김진성의 마음은 더욱 특별했다.
NC 다이노스 창단 멤버이자 첫 우승 주역인 김진성은 4년 전 정규시즌 42경기 2승 4패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17을 기록한 뒤 방출됐다. 그때 이미 36세의 나이였고 모두가 끝났다고 했으나, 직접 타 구단에 전화를 돌리며 자신을 어필했다. LG 차명석 단장이 테스트 없이 바로 그를 영입했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LG에서 김진성은 4시즌 동안 296경기 20승 11패 93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3.17로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큰 부상 없이 풀 시즌을 치르면서 2022년 12홀드, 2023년 21홀드, 2024년 27홀드, 2025년 33홀드로 어느덧 통산 160홀드를 돌파했다.
김진성은 "오늘(1일) 회식 때 만약 구단주님 오시면 감사하다고 하려 한다. 원래 그런 걸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 LG라는 팀이 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씀드리려 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같은 베테랑들은 우승해도 걱정이다. 어제(10월 31일)도 대전에서 끝나고 서울 올라오는 버스에서 정말 즐겁고 좋아야 하는데, 내년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고민이 있었다. 베테랑들은 항상 절벽 위에 서 있는 심정이다. 무조건 결과물을 내고 잘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많다. 조만간 또 야구장에 나와서 새 시즌을 준비하려 한다"고 벌써 내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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