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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빼고 KIM 넣어" 베테랑 내야수 한 마디에, 김혜성 WS 막차 출전→우승 순간 함께할 수 있었다

"날 빼고 KIM 넣어" 베테랑 내야수 한 마디에, 김혜성 WS 막차 출전→우승 순간 함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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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이 2025 MLB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한국인 메이저리거 야수 역대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차지한 김혜성(26·LA 다저스). 마지막 순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던 건, 베테랑 내야수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LA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매체인 다저 블루는 2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우승 후 미겔 로하스(36)와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날 다저스는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리핏(repeat)에 성공하며 1998~2000년 뉴욕 양키스(3연패) 이후 첫 월드시리즈 2연속 우승팀이 됐다.


김혜성 역시 뜻깊은 기록을 세웠다. 그는 김병현, 박찬호, 류현진, 최지만에 이어 코리안리거 5번째로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합류했는데, 팀이 우승하면서 김병현(2001년 애리조나)에 이어 2번째로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됐다. 특히 야수 중에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다만 김혜성은 자칫 월드시리즈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뻔했다. 그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꾸준히 엔트리에 들었지만, 월드시리즈 7차전 이전까지 팀이 치른 포스트시즌 16경기 중 경기에 나온 건 딱 1경기였다. 지난달 10일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1회 대주자로 나와 결승 득점을 올린 게 유일하다.


김혜성(왼쪽)이 2025 NLDS 4차전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득점을 올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날 역시 김혜성은 연장 10회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다저스는 이날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2⅓이닝 만에 내려간 후 전날 선발투수로 나와 96구를 던진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투입했지만, 정규이닝에서 야수 교체는 9회말 중견수가 토미 에드먼에서 앤디 파헤스로 교체된 게 유일했다.


오타니가 3회 보 비솃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0-3으로 밀리던 다저스는 야금야금 추격에 성공했다. 2점 차로 뒤지던 8회초 맥스 먼시의 솔로포가 터진 후, 9회에는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미겔 로하스가 극적인 동점 아치를 그리면서 4-4로 연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11회초 포수 윌 스미스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트리며 다저스는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11회말 다저스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빼고 저스틴 딘을 투입했고, 김혜성이 로하스를 대신해 2루수 수비에 나섰다. 마침내 처음으로 김혜성이 그라운드에 나서는 순간이었다. 그는 무사 2루에서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희생번트 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수비에서 기록을 남겼고, 우승의 순간 그라운드에 서있을 수 있었다.


사실 김혜성의 출전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이날 선발 2루수로 나왔던 로하스는 9회초 동점포에 이어 9회말 1사 만루에서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 정확한 홈 송구로 실점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로하스가 김혜성으로 교체된 걸까.


김혜성(맨 왼쪽)이 2일(한국시간) 열린 2025 MLB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무키 베츠가 병살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 이유는 경기 후 로하스 본인에게서 밝혀졌다. 매체에 따르면 로하스는 경기 전 주사를 맞을 정도의 부상을 안고 뛰었다고 한다. 10회까지는 잘 버텼지만, 팀이 리드를 잡은 후 혹시 모를 상황을 피하기 위해 김혜성의 투입을 제안했다. 벤치는 이를 받아들였고, 김혜성은 실수 없이 1이닝을 소화하며 로하스의 기대에 부응했다.


로하스는 메이저리그 12년 차의 베테랑 내야수다. 2014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후 이듬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고, 2023시즌 다시 다저스로 돌아왔다. 3년 동안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2연패에 공헌한 그는 디비전시리즈 종료 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의사를 전했다.


또한 로하스는 올해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의 기도 살려줬다. 또다른 매체 LA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로하스는 "김혜성은 2루수 자리에서 골드글러브와 플래티넘 글러브를 수상할 능력이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운동신경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더블 플레이도 잘한다"면서 "화려하지 않아도 루틴하게 공을 잡고 플레이한다"고 평가했다.


김혜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71경기 출전,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1실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OPS 0.699의 기록으로 마치게 됐다. 타격 적응 문제로 개막 엔트리 합류에 실패했지만 5월 초 콜업됐고, 이후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를 거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혜성.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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