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은퇴한) 커쇼가 미국 대표팀에 있나요?"
신기해서 물어봤을 질문이 반문이 돼 돌아온 경기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클레이튼 커쇼(38)가 마지막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연습경기에서 굴욕을 맛봤다.
커쇼는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콜로라도 로키스와 연습경기에서 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 커쇼는 미국 대표팀이 3-1로 앞선 4회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상대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 출신 미키 모니악(28). 많은 기대에도 성장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콜로라도로 이적해 마침내 잠재력을 보여준 만년 유망주다.
하지만 시작부터 커쇼의 제구는 좋지 못했다. 시속 137㎞ 근방의 직구를 난사하더니 0볼 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높게 시속 85.3마일(약 137㎞)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 공을 모니악은 우측 담장 밖으로 크게 넘겨 비거리 414피트(약 126m) 대형 홈런이 됐다.
커쇼의 굴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조던 벡은 초구에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하지만 브락스턴 풀포드에게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하더니 폭투까지 내줬다. 풀포드에게 던진 6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건 2개에 그쳐 세월 무상을 느끼게 했다.
끝내 한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TJ 럼필드에게 높은 공만 연거푸 뿌려 이번에도 공이 외야로 날아갔다. 간신히 2아웃을 잡은 커쇼는 카슨 스키퍼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스키퍼가 카일 캐로스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커쇼의 자책점은 2점으로 늘었다.
커쇼의 부진과 별개로 미국 대표팀은 막강한 화력을 보이며 콜로라도를 14-4로 완파했다. 브라이언 벅스턴이 대타로 나와 2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총 5개의 홈런과 장·단 14안타가 터지면서 8회만에 완승을 거뒀다.
미국 현지에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미국 매체 다저스 네이션은 "커쇼의 출전은 우리가 원하던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15-1로 누른 데 이어 콜로라도를 14-4로 이겼다"고 전했다.
또한 "왜 커쇼가 미국 대표팀에 있나"라는 질문과 함께 그 배경을 설명했다. 커쇼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커쇼는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해 LA 다저스 한 팀에서만 455경기 출전 223승 96패 평균자책점 2.53, 2855⅓이닝 3052탈삼진을 기록했다. MVP와 투수 3관왕을 비롯해 총 3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 명예의 전당 첫 턴 입성이 확실시되는 전설이다.
올스타급 라인업을 꾸린 미국 대표팀 타선과 달리 마운드는 많은 선수가 난색을 보이면서 커쇼에게까지 손길이 닿았다. 이에 커쇼는 "대표팀 발탁은 내 버킷리스트와 같다. 몇 번이고 가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잘 안됐다. 하지만 드디어 미국 대표로 뛸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커쇼의 합류에 많은 논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커쇼 역시 처음 마크 데로사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합류 요청을 받았을 때 놀랐을 정도. 당시 커쇼는 ESPN을 통해 "솔직히 말해 다시 공을 던지는 것에 큰 흥미는 없었다. 하지만 10~12일 전에 공을 던져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서 출전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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