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진출 첫 시즌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안은 김헤성(26·LA 다저스)이 금의환향했다.
뉴시스와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김혜성은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긴 1년이었다. 너무 재밌었고, 좋은 경험 많이 하고 돌아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한 김혜성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07억원)의 조건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타격 적응 문제로 개막 엔트리 합류에 실패했지만, 5월 초 토미 에드먼의 부상을 틈타 메이저리그 콜업에 성공했다.
이후 김혜성은 정규시즌에서 71경기 출전,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1실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OPS 0.699의 성적을 거뒀다. 후반기 들어 부상이 겹치면서 기록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를 오가며 멀티 포지션 능력을 보여줬고, 주루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소속팀 다저스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 승부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면서 김혜성은 2001년 김병현(당시 애리조나)에 이어 2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가 됐다. 야수 중에서는 김혜성이 최초다.
우승 후 카퍼레이드 등 행사를 치른 후 귀국길에 오른 김혜성은 "꿈의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 무대에서 우승까지 했고, 분위기를 함께 즐겨서 더욱 기뻤다"고 말했다. 또한 "명단에 들어서 기뻤다. 한국인 선수가 많이 이루지 못한 기록이어서 더 의미 있다"고도 했다.
다만 김혜성은 자칫 출전도 하지 못하고 월드시리즈를 마칠 뻔했다. 그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꾸준히 엔트리에 들었지만, 월드시리즈 7차전 이전까지 팀이 치른 포스트시즌 16경기 중 경기에 나온 건 딱 1경기였다. 지난달 10일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1회 대주자로 나와 결승 득점을 올린 게 유일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11회초 윌 스미스의 홈런으로 5-4 리드를 잡은 후, 김혜성은 2루수 미겔 로하스의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섰다. 그는 무사 2루에서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희생번트 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수비에서 기록을 남겼고, 우승의 순간 그라운드에 서있을 수 있었다.
로하스는 이날 9회초에는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두고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고, 9회말 수비에서는 1사 만루에서 천금의 홈 송구로 끝내기를 막아냈다. 그런 그가 바뀐 이유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다저 블루에 따르면 로하스는 스미스의 홈런이 나온 후 교체를 요청했고, 이에 김혜성이 나올 수 있었다.
김혜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오랜만에 경기를 나갔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 막판에 나간 것에 대해 의식하지 않았다"며 "로하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경기 시작 전부터 계속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연장에서 막기만 하면 끝나는 상황이어서 로하스가 다른 선수를 내보내 달라고 해서 내가 나갔다"고 설명했다.
한 시즌을 돌아본 김혜성은 "너무 좋아하는 다저스에 가서 팀의 일원으로서 우승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 좋고, 꿈꿔왔던 순간이라 행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즌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30점을 주며 "이유가 있겠나.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이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점수를 줬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