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황희찬(29·울버햄프턴)이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출격을 준비한다. 지난 6월 쿠웨이트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 9월과 10월에는 각각 대표팀 충격 탈락과 부상 악재 탓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홍명보호 전술 변화와 맞물려 더욱 치열해진 공격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어느덧 A매치 73경기(19골)에 출전한 황희찬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축구 대표팀에 소집됐던 핵심 공격수다. 2018년과 2022년엔 두 차례 월드컵 무대도 뛰었다. 탈락 위기에 몰렸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 극적인 결승골 등 중요성이 큰 경기에서 특히 해결사 면모를 보여준 공격수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하면서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는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9월 축구 대표팀 명단 제외는 그래서 충격적이었다. 당시 황희찬은 소속팀 경쟁에서 밀리면서 출전 기회가 제한적이었는데, 홍명보 감독은 황희찬을 아예 소집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황희찬 입장에서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소식이기도 했다. 그나마 10월 브라질·파라과이전에서는 재소집을 받았으나, 이번엔 소집 훈련 중 당한 종아리 부상으로 2경기 모두 결장했다.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뒤 본격적으로 월드컵 본선 대비 모드에 돌입한 최근 A매치 4경기, 황희찬은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대표팀 충격 탈락과 부상 악재 속 황희찬은 11월 볼리비아·가나와의 2연전을 통해 '반전'에 도전한다. 황희찬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번만큼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줘야만, 향후 월드컵 최종 엔트리 경쟁에도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진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는 점에서 특히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최근 전술을 3-4-2-1 전형으로 바꾸면서 대표팀 공격진 수는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었다. 황희찬은 최전방과 측면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최전방과 측면 모두 '포화 상태'라는 점이 문제다. 스리백 전술 변화 이후 4경기째 출전하지 못한 황희찬 입장에선 그야말로 '위기'의 상황이다.
실제 최전방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과 오현규(KRC헹크)가 자리잡은 모양새고, 이번엔 조규성(미트윌란)마저 1년 8개월 만에 복귀했다. 측면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이재성(마인츠05) 이동경(울산 HD) 엄지성(스완지 시티) 양민혁(포츠머스)이 포진해 있다. 유럽파 공격수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오현규마저도 선발이 아닌 조커로 나서고 있을 만큼 공격진 경쟁이 치열하다. 황희찬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줘야 이 구도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
다행히 홍명보 감독 구상엔 여전히 황희찬이 포함돼 있다. 사실 지난 10월에도 부상 변수만 아니었다면, 황희찬을 활용했을 거라는 계획도 홍 감독이 직접 내비친 바 있다. 최전방과 양 측면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손흥민과 오현규의 동시 기용 등 공격 전술 활용폭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도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나 월드컵에 나섰던 경험, 그리고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득점력 등 황희찬은 꼭 필요한 존재다. 중요한 무대에서 꼭 해결사로 나섰던 본능 역시도 마찬가지다. 다만 지난 9월 대표팀 충격 탈락이 말해주듯 황희찬의 강점들도, 유일한 프리미어리거라는 타이틀도 대표팀 자리를 반드시 보장하는 건 아니다. 11월 A매치 기회를 통한 반등은 황희찬에게도, 홍명보호에도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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