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도핑 논란으로 수영계를 떠들썩하게 한 중국의 쑨양(33)의 근황이다. 최근 국내 대회에서는 황당한 실수로 실격 처리되는 굴욕까지 맛봤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15일(한국시간) "쑨양은 전국체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 처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쑨양은 결승 출발 신호 직후 부정 출발을 범해 경기 기록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해당 결승에서는 장잔숴가 우승을 차지했고 지신지에와 판잔러가 뒤를 이었다. 쑨양은 원래 8위로 들어왔지만, 스타트 규정 위반에 따라 실격 처리됐다.
쑨양은 레이스 직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쑨양은 "스타트 순간 완전히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렸다"고 밝혔다.
더불어 쑨양은 "경기 전부터 손가락에 불편함이 있었다. 출발 동작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그리고 이번 결승에서 들린 출발 신호가 전날 경기 때와 달랐다"고 실격의 원인을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다만 쑨양은 "올해는 수영 인생 28년 차"라며 "나이와 상관없이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현역 연장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실격은 전국체전에서 보여준 최근 흐름과도 대비된다. 쑨양은 지난 11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400m 자유형 결승에서 3분 49초 53 6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쑨양은 남자 100m 자유형 계주에서는 결승 멤버로 나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복귀 직후 결승 진출과 계주 금메달로 일정 성과를 냈지만, 개인종목에서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로 인해 속도와 체력 면에서 예전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쑨양은 지난 몇 년간 도핑 논란을 겪어 국제대회 출전이 제한된 바 있다. 과거 도핑 검사 과정에서 채혈 및 소변 채취 절차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수영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 패널 리포트가 공개되며 쑨양은 2020년 2월 28일 자격정지 8년을 받았다. 이후 스위스 연방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해 재심이 진행됐고, 2021년 6월 징계가 4년 3개월로 줄어들었다. 징계 기간으로 인해 2024 파리올림픽 예선에는 참가하지 못하는 굴욕까지 당했다.
앞으로도 중국 국가대표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시나스포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는 도핑 위반으로 1년 초과 징계를 받은 선수는 어떤 형태로도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홍콩이나 마카오로의 국적 변경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세계수영연맹 규정상 새로운 국가 또는 지역을 대표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서 3년 이상 거주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쑨양은 은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결승 무대로 복귀하고 계주 금메달을 다시 따낸 만큼 향후 중국 국내 대회 출전을 중심으로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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