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자칫 최종전에서 다잡은 목표를 허망하게 놓칠 수도 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에 활용될 포트 2 사수를 위해 가나전 '필승'이 중요해진 이유다.
48개국이 참가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내달 6일 열린다. FIFA 공식 발표는 없지만, 조 추첨은 본선 진출팀들을 4개 포트로 나눈 뒤 각 포트당 한 팀씩 같은 조에 편성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개최국 자격으로 포트 1에 속한 뒤 오는 19일 발표되는 FIFA 랭킹 순으로 포트가 나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당연히 상위 포트에 속해야 FIFA 랭킹이 그나마 낮은 팀과 본선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묶일 수 있다.
10월 FIFA 랭킹이 22위인 한국은 꾸준히 포트 2 순위 하위권에 머무르며 포트 2 사수 경쟁을 펼쳐왔다. 현재 한국과 함께 포트 2 경쟁을 펼치는 팀들은 23위 오스트리아와 24위 에콰도르, 25위 호주까지다. 현재로선 포트 2의 마지노선이 FIFA 23위가 될 수도, 24위가 될 수도 있다. 유럽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채 유럽 플레이오프(PO)로 떨어진 이탈리아 대진의 포트가 어디로 배정되느냐에 따라 커트라인이 달라진다.
당초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PO 진출팀들은 FIFA 랭킹과 상관없이 자동으로 포트 4로 배정되는 게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 PO 각 대진의 FIFA 랭킹 상위팀 기준으로 포트가 사전 배정될 거란 루머가 돌고 있다. 이탈리아가 속한 PO 대진이 상위 포트로 배정된 채 조 추첨이 진행되면, 결국 11월 FIFA 랭킹 24위는 포트 3으로 떨어질 수 있다. 각종 변수를 지우기 위해선 결국 FIFA 랭킹 23위 내 안착이 중요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볼미츠데이터는 이탈리아 패스의 포트 2 배정을 전제로 18일 기준 FIFA 랭킹 21위 이란까지는 월드컵 포트 2가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22위 한국을 비롯한 포트 2 경쟁팀들은 각종 변수 속 여전히 포트 2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시선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나전에 쏠린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은 포트 2를 자력으로 확정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상황이 완전히 꼬여버릴 수도 있다.

풋볼랭킹, 캄비오 데 후에고 등 FIFA 랭킹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매체들을 종합하면 한국은 지난 볼리비아전 승리로 FIFA 랭킹 포인트 1596.62점을 쌓은 상태다. 한국은 22위, 볼리비아는 76위로 FIFA 랭킹 격차가 크다 보니 지난 14일 승리에도 불구하고 2.7점 정도를 쌓는 데 그쳤다. 두 번째 상대인 가나 역시 FIFA 랭킹이 73위다. 한국이 승리하면 FIFA 랭킹 포인트 2.87점 정도를 얻는다. 가나전 승리 시 한국의 11월 FIFA 랭킹 누적 포인트는 1600점 가까이 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FIFA 랭킹 포인트만 변화하는 건 아니다. 한국을 추격하는 팀들 역시도 11월 두 번째 A매치 결과에 따라 FIFA 랭킹 포인트를 얻거나 잃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월드컵 유럽 예선을 치르고, 에콰도르와 호주는 각각 뉴질랜드, 콜롬비아와 친선경기가 예정돼 있다. 다행히도 한국을 추격하는 팀들이 모두 승리하더라도, 오스트리아의 최대 FIFA 랭킹 포인트는 1598점, 에콰도르는 1592점 정도여서 한국의 랭킹 포인트를 넘어설 수 없다. 가나전 승리 시 자력으로 월드컵 포트 2를 확정할 수 있는 배경이다.
문제는 한국이 가나에 비기거나 질 경우다. FIFA 랭킹 격차가 커 가나전은 비겨도 2.13점 정도 FIFA 랭킹 포인트를 잃고, 패배 시엔 7점이 넘게 떨어진다. 가나에 질 경우 한국의 FIFA 랭킹 누적 포인트는 1589점대로 추락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오스트리아, 에콰도르의 동반 승리가 더해지면 한국의 FIFA 랭킹은 두 팀에 밀려 24위까지 떨어지게 된다. 더구나 오스트리아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걸린 경기에서 FIFA 랭킹 75위 보스니아와 홈경기를 치른다. 에콰도르도 FIFA 랭킹 85위 뉴질랜드와 친선경기여서 각각 승리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의 상위 포트 배정 변수까지 생겨 포트 2 커트라인이 23위가 된다면, 자칫 한국이 포트 3으로 향할 수도 있다.
물론 한국이 가나에 지더라도 오스트리아 또는 에콰도르 중 한 팀만 미끄러져도 한국의 포트 2 사수는 가능할 수 있다. 아직 FIFA 차원의 포트 배정 및 본선 조 추첨 관련 규정 등이 공식 발표되거나 대한축구협회에 통보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이탈리아가 속한 PO 대진의 상위 포트 배정 여부도 미정이다. 다만 확실한 건 가나전 승리만이 여러 변수들을 최대한 지운 채 자력으로 포트 2를 확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이다.
한편 가나와 역대 전적에서는 3승 4패로 한국이 열세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3 패배 등 최근 가나전 2연패다.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은 다만 가나전을 앞두고 "3년 전 가나에 패배했던 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월드컵 조 추첨에서 포트 2에 포함돼야 하는 중요성을 숨길 필요는 없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