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이 경기 전 우려했던 모든 부분을 씻어냈다. 하파엘 아라우조(34·등록명 아라우조)의 시즌 최고의 활약에 서울 우리카드가 5연패와 꼴찌에서 모두 탈출했다.
아라우조는 19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대전 삼성화재와 진에어 2025~2026 V리그 홈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28득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5연패에 빠져 있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경기 전 "모든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연패로 분위기가 침체됐다"며 "삼성화재와 싸울 때가 아니고 우리와 싸워야 한다. 이 순간을 같이 이겨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힘들 것이다.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엔 자신감이고 오늘은 패배라는 옵션은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공격 성공률도 문제였다. 경기 전까지 우리카드는 공격 성공률 48.47%로 이 부문 5위였다. 2연승을 달렸던 2경기를 제외하면 수치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파에스 감독은 낮은 공격 성공률에 대해 "남자부에선 공격이 잘되면 서브나 다른 것들도 다 잘된다. 공격이 안 되니 다른 것들도 덩달아 안 되는 연속성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반대로 공격이 살아나니 서브도, 블로킹도 모두 조화를 이뤘고 셧아웃 승리로 기분 좋게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중심에 아라우조가 있었다.
아라우조는 이날 공격 성공률 65.62%를 자랑했다. 서브에이스는 무려 5개, 블로킹도 2개였다. V리그 데뷔 첫 트리플크라운까지 블로킹 하나가 부족했을 뿐이었다.
경기 후 파에스 감독은 "아라우조는 경험이 많아서 노련한데 스스로가 오늘 이기는 게 얼마나 중요할지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최근 열흘 가까이 공격적인 전략을 만이 수정하고 보완하고 향상시키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결과가 갑자기 나오진 않는다. 그게 오늘 보여진 것 같다. 그 결과를 통해 공격수들이 잘해줬다는 생각이 든다"고 칭찬했다.
배구 강국 브라질 대표팀 출신으로 큰 기대를 품고 한국땅을 밟은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 아라우조는 앞선 7경기에선 공격 성공률 48.79%에 그쳤다. 우리카드의 공격 성공률 고민은 고전하는 아라우조의 지분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으나 이날 활약은 이러한 고민을 완벽히 털어낼 수 있게 했다.

아라우조는 "한국 배구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리그다. 항상 다양한 상황을 준비하지만 오늘과 차이점은 배구의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분위기적으로 다같이 힘을 불어넣었던 것 같다"며 연패 기간을 이겨냈던 비결에 대해 "가장 중요한 건 내 실력과 팀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모두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다. 멘탈도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기대에 비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아라우조는 "한국 배구가 독특한 리그다. 훈련 시스템이나 일정도 이전과는 달랐다. 적응하는데 많은 노력했고 적응한 부분 많지만 더 적응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7팀 밖에 없기에 서로를 잘 아는 상황이고 그렇기에 매 경기마다 다양한 전략과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일정에선 신체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도 적응이 필요했다. 1라운드 막바지에 신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고 피지컬적으로도 좋은 컨디션"이라고 자신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과 함께 인터뷰실로 향한 아라우조는 "외국인 선수로서 해외에서 생활하면 혼자보다 가족과 있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경기마다 가능하면 와서 응원해주는게 정말 도움이 된다. 가족을 위해 모든 걸 다하고 있는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가 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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