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네임밸류 선수로 평가받는 제시 린가드(33·FC서울)가 한국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난해 2월 서울에 입단한 지 약 2년 만이다. 린가드는 "결코 쉽지 않았던 결정이었다"면서 "이곳에서 축구를 한 잊을 수 없는 경험들을 항상 소중히 간직하겠다"는 작별 인사를 남겼다.
서울 구단은 5일 2025시즌을 끝으로 린가드와 결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계약 당시 2+1년 계약을 체결해 1년 연장 옵션이 남아 있었고 서울 구단도 동행을 더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린가드의 뜻을 존중해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
서울 구단은 "(린가드와) 오랜 시간 깊은 대화를 이어가며 팀과 조금 더 함께 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린가드의 의지가 분명했다"며 "지난 2년간 린가드가 보여준 헌신과 주장 역임 등 외국인 선수 신분 이상으로 서울을 상징했던 선수였기에,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담아 대승적으로 선수 요청을 수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린가드는 서울 입단 당시 K리그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적설 초반에는 축구 팬들은 물론 축구계에서도 '믿기 힘든 루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을 정도의 이름값을 가진 선수이기도 했다.
EPL 출신 스타인 린가드의 K리그 합류는 서울 구단을 넘어 K리그 전체를 강타한 열풍으로 이어졌다. 린가드 이적 소식에 서울 홈 개막전 효과까지 더해진 지난해 3월 서울월드컵경기장(인천 유나이티드전)엔 무려 5만 1670명의 관중이 들어차 승강제 도입 이후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을 정도다. 이후에도 린가드의 데뷔전을 지켜보기 위한 팬들로 한동안 서울의 홈·원정 경기는 만원 관중을 이루기도 했다.


이적 당시 몸 상태가 100%가 아니어서 K리그 데뷔는 조금 늦긴 했으나, 서서히 몸을 끌어올린 린가드는 지난 시즌 26경기 6골 3도움, 그리고 올 시즌 34경기 10골 4도움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부주장단 역할을 맡았던 그는 올 시즌엔 구단 역대 3번째 외국인 선수 주장으로 선임돼 선수단을 이끌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14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팀 전술의 핵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서울에서의 두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린가드는 서울과 결별을 결심하고, 새로운 무대에서 새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인 행선지는 미정이나, 최근 현지에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버밍엄 시티 이적설 등이 돌기 시작한 상태다.
린가드는 서울과 결별이 확정된 뒤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서울과 결별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한국에서의 시간은 믿기 어려울 만큼 특별했다"면서 "지난 2년간 저에게 보여주신 사랑과 지지는 정말 놀라웠다"는 작별 인사를 서울 팬들에게 남겼다.
이어 "이곳에서 축구를 한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항상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라며 "서울 구단과 팀 동료들, 스태프,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첫날부터 저를 믿어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렇게 위대한 구단에서 뛸 기회를 주신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어로도 "경기장 안팎에서 보내주신 응원은 저에게는 모든 것이었다. FC서울은 제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남긴 린가드는 "새로운 챕터를 준비하며 사랑하는 축구에 모든 것을 다하기 위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팬들도 "우리의 멋진 캡틴이어서 고마웠다"거나 "우리 캡틴이라 정말 자랑스러웠고 행복했다"며 떠나는 린가드에게 박수를 보냈다. 야잔, 루카스 등 서울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기성용(포항 스틸러스),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등 지난해 한솥밥을 먹었던 전 동료들도 린가드 SNS 댓글을 통해 작별 인사를 남겼다.
린가드는 오는 1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에서 서울 고별전을 치른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