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고 돌아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13년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SSG 랜더스에서 2군 사령탑까지 지낸 '살아있는 레전드' 손시헌(44) 두산 베어스 퀄리티 컨트롤(QC) 코치를 향한 두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손시헌 코치는 2003년 두산에 육성 선수 신분으로 입단, 2019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입단 후 2013시즌까지 9시즌 동안 두산에서 뛴 그는 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NC 다이노스 2군 코치를 거친 뒤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기도 했다. 이후 SSG 랜더스 2군 감독 및 1군 수비 코치로 활약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손 코치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두산으로 복귀한 것에 관해 "달라진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다. 젊은 선수들도 많아지고, 훈련(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임하는 모습도 정말 좋았다. 내년이 기대된다"고 입을 열었다.
두산은 2025시즌 종료 후 김원형 신임 감독을 선임한 뒤 내년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런데 둘은 특별한 인연이 전혀 없었다고. 손 코치는 "여기 와서 처음 뵀다. 김 감독님이 SSG 랜더스에서 나가실 때 제가 SSG로 들어가면서 겹치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계속 생각날 때마다 말씀을 계속해주신다. 저는 자칫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부분만 철저하게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내년 시즌 두산은 리그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다시 달릴 계획이다. 손 코치는 "선수들 모두 지금이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마무리 캠프 기간에도 서로 욕심을 내면서 자발적으로 하는 모습이 좋았다. 정말 눈이 반짝거리면서 의욕을 내비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 코치는 "제가 13년 만에 두산으로 돌아왔지만, 이전에도 사실 시스템과 환경은 비슷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부분도 있다. 또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강압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서로 다 빠지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 유격수 출신인 손 코치의 눈에 띄는 두산 내야수가 있을까. 그는 "아직 누구라고 말씀드리기엔 이를 것 같다. 결국 코칭스태프가 계속 소통하면서 작업을 이어 나가야 할 것 같다. 결국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가 중요한데, 그러려면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대한 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또 멀티 포지션을 뛰는 선수들도 있지만, 흔들지 말아야 할 선수들도 반드시 있다. 특히 센터 라인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리스크가 있더라도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들은 우리가 좀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손 코치의 커리어에 있어서 2군 감독을 지낸 건 분명 큰 도움이 될 만한 시간이었다 할 수 있다. 손 코치는 이에 대한 질문에 "저는 2군 감독을 하는 동안 욕도 많이 먹었는데"라고 웃으며 입을 뗀 뒤 "사실 처음에 의욕이 너무 앞서다 보니 작은 일정부터 제가 다 짜고 그랬다. 그러다 보니 또 코치님들도 힘들지 않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저 모르게 하는 건 용납이 안 되게끔 만들어 가려고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면서 다 같은 방향으로 가도록 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 순위상 성과도 있었고, 그러면서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갔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선수들한테 '오늘 훈련이 어땠는가'라고 물으면 그냥 '좋았습니다'라는 답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그냥 좋았다고만 하지 말고, '이 부분의 느낌은 이랬고, 새로운 방법은 어땠고, 이런 부분은 굉장히 좋았다'라는 식의 설명을 해야 머릿속에 남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런 부분들이 제게 정말 큰 공부가 됐다. 물론 배움이라는 게 끝이 없다.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도 최대한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손 코치는 내년 시즌 두산에 관한 질문에 "우선 감독님께서 생각하고 계신 목표가 명확하다. 우리 코치들도 같은 마음이어야 되지 않을까 한다. 당장 어떤 기록과 순위를 예측하는 것보다, 감독님께서 가을야구 저 위에서 싸우고 싶어 하는 만큼,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두산이 2025시즌 중간에 힘들 때 선수들이 뭉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다. 상대 팀 입장에서도 껄끄러운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그런 우리의 색깔이 더 진해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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