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호주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당시 잉글랜드 크리켓 대표팀 주장 출신 마이클 본(51)도 현장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BBC'는 15일(한국시간) "본이 사건 발생 당시 총성을 직접 들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본은 현재 잉글랜드 크리켓 대표팀과 호주 대표팀의 맞대결인 애시즈 중계를 위해 호주에 체류 중이다. 본은 사건 당일 가족과 함께 있다가 본다이 해변에서 수백 야드 떨어진 식당에 머물고 있었다. 이밖에 아내와 처형, 두 딸, 지인 한 명과 함께 있었고, 몇 시간 동안 식당 안에 대피해 문을 잠근 채 상황을 지켜봤다.
'BBC'는 "본은 삭너 발생 지역에 머물고 있었다. 낮에는 아들의 크리켓 경기를 가족과 함께 관람한 뒤 식당 밖에서 휴대전화를 보던 중 해변 쪽에서 폭죽 소리로 들리는 소음을 들었다. 이후 경비원의 안내로 급히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호주 경찰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로 규정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총격 사건은 해변에서 열린 하누카 행사 도중 발생했다. 어린이 1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의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자 관계인 두 명을 용의자로 특정했고 이 가운데 아버지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아들은 중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본은 'BBC 라디오 5 라이브'를 통해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초현실적인 하루였다"며 "300야드 떨어진 곳에서 술집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본다이와 시드니는 내게 두 번째 고향 같은 곳이다. 항상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말해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슬프다"고 전했다.
본은 또 영국 '텔레그래프' 기고를 통해 "런던이나 맨체스터에서 벌어진 테러를 집에서 지켜보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며 "실제로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는 점이 정말 두려웠다"고 적었다.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애들레이드에서 열리는 애시즈 3차 테스트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본은 "경기 분위기가 무거울 것"이라면서도 "크리켓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두 팀 모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이런 일이 모두를 멈춰 세워서는 안 된다. 크리켓 선수들은 호주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호주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리켓 오스트레일리아는 경기 시작 전 추모 행사와 묵념을 진행하고 양 팀 선수들이 검은 완장을 착용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잉글랜드·웨일스 크리켓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해리 브룩 잉글랜드 부주장은 애들레이드 오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본다이 해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하루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고 뉴사우스웨일스 소속 스피너 네이선 라이언 역시 "모두에게 참혹한 날이었다"며 희생자들을 향한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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