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같은 조에 속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집트와 격돌한다.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과의 맞대결인 만큼 홍명보호 입장에서도 '미지의 팀' 남아공의 현 전력 등을 제대로 평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고 브로스(벨기에) 감독이 이끄는 남아공은 26일 자정(한국시간) 모로코 아가디르의 아르다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이집트와 격돌한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주관하는 대회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유로)처럼 FIFA 월드컵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대회다.
FIFA 랭킹 61위인 남아공은 앞서 열린 앙골라(89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 소속의 공격수 라일 포스터의 1골 1도움 맹활약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볼미츠데이터에 따르면 앙골라전 승리로 남아공의 16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92.5%로 치솟았다. 이집트전마저 승리하면 경우에 따라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도 있다.
이집트전은 남아공의 전력이 한국, 멕시코 등과 함께 월드컵 본선 A조 '최악체' 평가가 어느 정도 증명될 경기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한국(22위), 멕시코(15위)보다 FIFA 랭킹이 크게 낮고, 본선 진출도 자국 개최 대회 이후 16년 만이라 사실상 미지의 팀으로 평가받는다. FIFA 랭킹이 낮은 데다 월드컵 경험도 적은 만큼 이른바 '1승 제물'로 평가받는데, 최근 상승세를 바탕으로 방심하면 안 된다는 일부 평가도 있다.

사실 지난 앙골라와의 조별리그 1차전은 남아공 전력 평가가 애매한 경기이기도 했다. 이기긴 이겼고, 볼 점유율도 57.5%-42.5%로 앞섰으나 FIFA 랭킹 89위 팀을 상대로 경기를 압도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슈팅 수에서도 10-10 동률이었던 데다 크로스 수(9-27)나 코너킥 수(1-9)에서는 오히려 크게 열세였다. 세트피스 상황 실점 등 한국이 공략해야 할 상대 약점이 또 두드러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상대가 FIFA 랭킹 35위 이집트라는 점에서 특히 이목이 쏠린다. 이집트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 추첨 당시 포트1에 배정됐던 대회 우승 후보 중 한 팀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전력이 더 강한 팀들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는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중심으로 한 이집트 공격진을 상대로 어떠한 수비력을 보여줄 것인지 등이 고스란히 드러날 전망이다. 무기력하게 무너지면 홍명보호는 그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지만, 반대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월드컵 준비 과정에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현장에는 한국 대표팀 코치와 분석관이 파견돼 남아공 전력을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남아공 현지에서도 관심도가 높다. 현지 매체 IOL은 "이집트전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간 첫 맞대결이라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라며 "남아공 대표팀 입장에서 이집트전은 중요한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보여주고 있는 대표팀 발전이 진정성이 있고 지속 가능한지를 전통 강호를 상대로 증명할 기회다. 만약 승리하면 16강 진출을 향한 결정적인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물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후보임을 알리는 분명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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